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정성스럽게 빚는 수줍음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라 쓰고 정성이라 읽는다

시대를 밝히라는 요구 앞에

우쭐함 대신 뻘쭘함으로

당당함 말고 민망함으로

그저 함께 흘러가기를

하지만 마냥 쓸려가지 않기를

서로 보듬고 깊이 이해하기를

정성스레 바라고 맑게 썼다

우린 이제 안다

그녀가 수줍게 내놓은

사소한 이야기의 힘을

살다와 쓰다가 하나로 소실되는

삶의 허접한 위대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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