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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예YEEYEE Jan 12. 2021

인스타그램에 공개로 올린 내 사진은 어디까지 갈까?

첫 번째 이야기. 삶에 필요한 관심

첫 번째 이야기. 삶에 필요한 관심

#1. 인스타그램에 공개로 올린 내 사진은 어디까지 갈까?

: 현실에 상상을 더하면 공포가 몰려온다.    


 인스타 해킹 피해라고 검색하면 생각보다 많은 글이 뜬다. 연예인이나 인플언서들만 당하는 것처럼 보여 다른 세상일 같지만, 막상 직접 당하면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해하는 보통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생활 아웃팅     

 비공개로 뒀던 인스타가 갑자기 공개로 바뀌고 로그인조차 되지 않는 일을 겪은 사람은 어떤 생각이 들까? 사진을 하나하나 본다면 크게 별 것 아닌 것들. 그저 친구들과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이나, 연인과 함께 한 저녁식사, 때로는 마음의 피난처 모아놓은 유머짤 같이 사소한 것 말이다.     


 별 것 아니지만 가까운 사람들과만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     

 인스타그램 초창기에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공개로 자신의 이야기를 올렸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SNS를 사용하게 되었고, 가깝지만 먼 사이인 직장동료 혹은 불편한 가족(피가 안 섞인 가족 등) 같은 이들을 피해 비공개 계정을 만들었다. 또는 부계정을 만들어 활동한다.

     

 “어제 여자(남자) 친구랑 어디 갔어? 어디까지 갔어?”

 “너는 바쁘다더니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썰 시간은 있어나 보네.”

 “아프다더니 카페 갈 정신은 있나 봐.”     


 관계에 서툰 건지, 그냥 나를 긁고 싶은 건지. 인스타그램에 올린 평범한 사진 하나에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라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공개 계정으로 활동한 것이었는데, 갑자기 공개가 되어버리다니. 해킹을 증명하고 인스타그램을 다시 비공개 계정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해킹을 증명할 몇 가지를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인스타그램에 전화를 받아주는 고객센터는 없다.     

 하다 하다 안될 때, 혹은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너무나 쉽게 고객센터로 전화를 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엔 고객센터가 없다. SNS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의 경험을 읽고, 그들이 행한 해결책을 따르며 문제를 해결해 간다.

 하지만 아무리 검색하고 문의를 남겨도 해결되지 않는 일있다.


 사생활을 공개하는 건 인스타그램만이 아니잖아.     

 어딘가에 올린 내 사진이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가는 건 인스타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인터넷에 접속해서 나 외에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SNS에 사진을 올린다면 어디라도 그 사진은 흘러갈 수 있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가보고 싶었던 카페라, 재미있는 짤이라, 동물이 너무 귀여워서처럼 평범하고 긍정적인 저장이 있다. 문제는 부정적인 저장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귀여운 아이가 목욕하는 사진으로 자신의 컴퓨터를 가득 채운 한 40대 남자.

 처음 본 어느 예쁜 여자의 사진을 자신의 채팅어플 프로필로 한 20대 여자.

 우연히 검색된 마음을 흔드는 글을 마치 자신이 쓴 척 올린 한 30대.     


 함께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이런 일을 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또 나 모르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어떨까?


 물론 그런 일을 겪을 확률은 낮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 나를 던지고 싶진 않다. 혹시 나를 던져야 한다면 사생활보다는 보여주고 싶은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아마 그래서 나는 여전히 폐쇄적으로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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