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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Dec 14. 2018

12년 동안 한 캐릭터를 1000번 넘게 연기한 남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영원한 아버지 '댄버스' 역 배우 김봉환

2018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댄버스 경 역을 맡은 배우 김봉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데이비드 스완)'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댄버스 경’ 역에 원캐스트로 출연 중인 김봉환 배우가 12월 12일(수) '지킬 앤 하이드' 1000회 공연을 달성한 건데요.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배우와 스태프를 비롯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1000번째 커튼콜에 나선 김봉환은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2006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댄버스 경 역을 맡은 배우 김봉환의 무대 위 모습과 프로필 사진.

김봉환은 ‘지킬’의 약혼녀 ‘엠마’의 아버지인 ‘댄버스 경’ 역으로 2006년부터 12년째 무대를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산증인입니다. 1999년 미국에서 이 작품을 처음 보고 꼭 ‘댄버스 경’ 역으로 무대에 서고 싶었다던 그는 2006년 한국 공연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이후 2006년 128회,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58회, 2010년부터 2011년까지 350회,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07회,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19회 공연을 해왔으며, 2018년 12월 12일 공연으로 1000회를 달성했습니다.


 그는 “한 작품으로 1000번을 무대에 올랐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다르기 때문에 늘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한다. 지금도 여전히 무대에 서면 새로운 부분이 보이고, 그만큼 디테일이 생긴다. 공연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완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댄버스 경 역을 맡아 연기하고 있는 김봉환.

또한 “1000회라는 공연을 어떻게 해왔는지 모르겠고,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너무 큰 영광이다. 작품을 하며 항상 기쁘고 즐거웠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와 데이비드 스완 연출을 비롯하여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믿음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매 공연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킬 앤 하이드'의 ‘댄버스 경’은 인생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해왔지만 앞으로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정말 좋아하는 역할이지요. 언젠가는 후배 배우들에게 물려줘야 하겠지만, 무대에서 설 수 있는 날까지 이 역할을 끝까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김봉환은 2011년 뮤지컬 전문 매체 '더뮤지컬'에서 뮤지컬 데뷔작은 1978년도에 공연된 '땅콩 껍질 속의 연가'지만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한 작품은 '레 미제라블'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기 초년병 시절 풋풋했던 사진과 함께 그때의 열정이 담겨있는 글도 한 번 읽어보세요.
http://www.themusical.co.kr/Magazine/Detail?num=896


JTBC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출연한 배우 김봉환.


OCN 드라마 '손 the guest'에 출연한 배우 김봉환의 색다른 모습.

그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배우입니다. 가장 최근 작품은 OCN 드라마 '손 the guest'. JTBC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는 정수연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어요.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악역의 재미를 알아버렸다"고도 했지요. 저도 무대에서 늘 인자한 아버지 역할로만 보다가 이렇게 신선한 모습을 보니 다음에는 그가 또 어떤 캐릭터로 팬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되더라고요.

http://sports.donga.com/3/2002000002/20181212/93244393/2


한편 그가 대기록을 세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1886년 초판 된 영국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지킬’과 ‘하이드’로 표현되는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냅니다. 스릴러에 집중된 원작 소설과 달리 ‘지킬’과 ‘하이드’, ‘루시’와 ‘엠마’ 네 인물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신분도 성격도 너무 다른 두 여자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두 남자와 엇갈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떤 작품인지 그 매력이 궁금하다면 2011년부터 '지킬 앤 하이드'를 꾸준히 보고 쓴 제 기사를 읽어보세요. '뮤덕'들이 '회전문'을 왜 돌고 '덕질'을 왜 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https://brunch.co.kr/@koopost/185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와 함께 ‘지킬’과 ‘엠마’를 끝까지 믿어주는 ‘댄버스 경’ 역의 배우 김봉환은 이 작품에서 배우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그의 과장되지 않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앞으로도 오랫동안 무대와 스크린 등에서 보고 싶네요. 무대 위에서는 엠마 한 사람의 아버지지만 뮤지컬 팬들에게도 든든한 아버지 같은 대체불가한 배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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