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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가지 Oct 17. 2019

13년 만에 돌아온 '드라큘라'... 사람답게 살려면

[현장] 뮤지컬 <드라큘라> 프레스콜


13년 만에 뮤지컬 <드라큘라>가 돌아왔다. 초연과는 다른 <드라큘라>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 신성우, 임태경, 엄기준, 켄이 나섰다. 이들은 각각 자신만의 표현력으로 드라큘라를 그려낸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드라큘라>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뮤지컬 연출을 맡은 노우성 연출과 김성수 음악감독, 배우 신성우, 임태경, 엄기준, 김금나, 김법래, 조지훈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1897년 발표된 브람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죽을 수 없는 형벌을 받은 비운의 남자인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우성 연출은 <드라큘라>에 대해 "원작에서는 신이 만든 완전한 존재였다면 이번에는 홀로 설 수 없는 결핍을 가진 인물로 그렸다"면서 "결핍이라는 설정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음악 역시 서정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3년 만에 돌아온 드라큘라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람 스토커 원작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보다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고 인간이 되길 갈구해온 드라큘라의 고독한 생애에 초점을 맞췄다.


초연 당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신성우가 또 다시 같은 역을 연기한다. 여기에 임태경, 엄기준, 그룹 빅스 멤버 켄이 '드라큘라' 역에 합류했다. 아드리아나 역은 권민제(선우), 김금나가 그리고 로레인 역은 소냐, 최우리, 황한나가 연기한다. 반 헬싱 역은 김법래, 이건명, 문종원이 맡았다.


드라큘라를 죽여야만 하는 사명을 지닌 반 헬싱 역의 배우 문종원은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함에 대해 언급하며 "괴물의 피가 반 헬싱에게 흐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 헬싱의 사명은 어디서 어떻게 생긴 사명인지는 모르지만 탐욕에서 시작된 신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그 사명에 의해 살아가다가 잘못된 신념이 그를 잡아먹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가문의 사명에 의해 살아가다가 변질한 신념이 반 헬싱이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신념에 잡아먹힌 괴물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드라큘라>는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를 가진 스토리다. 주인공의 굴곡진 탄생과 십자군과의 갈등, 반 헬싱과의 대적 관계 그리고 그 와중에 피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도 있다. 이번 뮤지컬에는 1막, 2막에 나뉘어 400년을 뛰어넘는 서사로 전개가 시작된다. 그리고 1462년 대주교와 십자군들과의 대립으로 피로 물든 트란실바니아에서 1862년 파리로 뛰어넘는 서사와 시대상을 표현한다.


로레인 역의 배우 소냐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400년 동안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늘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준다는 점이 대단했다"면서 "대본에 나를 맡기고 연기하면서 배역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같은 배역의 황하나는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을 꼽으라는 질문에 "다 애정어린 장면들이어서 한 장면만 꼽기 어렵다"면서 "흡혈귀가 되기 전의 순수했던 로레인과 흡혈귀가 되고 난 이후 로레인의 변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드라큘라>는 지난 1995년 체코 프라하의 콩그레스 센터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전 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한국에서는 1998년 초연 이후 2000년, 2006년 공연에 이어 13년 만에 네 번째 공연으로 돌아왔다.


각양각색 매력발산 드라큘라를 만나보다 


"엄기준은 직관력이 좋은 배우라 드라큘라의 내면을 순식간에 캐치하고 바로 연기한다. 임태경은 음악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변화가 있었는데 이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 내더라. 켄은 정말 바쁜 와중에도 언제나 연습실을 찾아서 연습에 매진한다. 여러 가지 액션을 제일 잘 소화해내는 배우다."(노우성 연출) 


주인공들의 연기 표현법이 조금씩 달라 색다른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노우성 연출이 말하는 이번 뮤지컬 <드라큘라>의 강점이다. 그는 신성우 배우에 대해서는 특별함을 느낀다며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노 연출은 "1998년도에 신성우 배우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것을 직접 봤다"면서 "제가 연출로 데뷔하기 전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때 뵀던 신성우 배우와 22년이 지난 지금 연출가로서 만난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느낀다"면서 "신성우 배우는 불멸의 드라큘라처럼 22년간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고 계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네 분의 드라큘라들이 각양각색의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고 했다.


임태경은 "이번 2019년 <드라큘라> 버전에서는 그 어떤 과거 작품보다 휴머니즘이 강하게 담겨 있다"면서 "짐승에게 영혼을 팔아 힘을 얻었지만 인간다워지고 싶어 하는 것을 강조한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신성우도 "이번 드라큘라는 심리변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작품"이라면서 "400년을 살아가면서 정말 인간이 되고자 했던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드라큘라의 고난과 갈등을 묘사하고 무엇 때문에 이런 결핍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다시 시작해'라는 새로운 곡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큰 엔딩으로 박수를 끌어낼 곡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로 녹아날 곡을 만들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 결국 마지막 엔딩은 정서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곡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12월 1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 정교진 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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