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처럼 간사한 게 없다.

알리고 또 알리고 또 알려보자.

by 코리안 야야뚜레

그냥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지


꾸준함에 장사 없다고, 꾸준히만 하면 될 줄 알았다. 내가 가는 길이 뾰족하고 명확할수록 그 가치를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스튜디오 파이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우리의 길을 가다 보면 누군가는 알아줄 거라고 믿었다. 그 믿음 하나로 계속해나가고 있다. 물론 그것이 부재하다면 결코 브랜드가 지속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믿음이 결국 그 브랜드의 가치를 드러낸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스튜디오 파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알아봐 주길 기다리는 마음처럼 미련한 게 없다. 아니 어쩌면 간사하기까지 하다. 꾸준히 한다는 것에 취해서 '잘 안되고 있는 것'을 합리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솔직한 마음으로 능력의 부족함을 '시간의 지속'으로 포장하고 있는 듯하다. 이 글을 보는 사람에겐 부끄럽지만 그게 내 진짜 마음이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이켜보면 내가 너무 안일했다. 우리만의 철학을 가지고 계속 그것을 고수하면,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철학을 갖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철학을 알릴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 부족함을 깨닫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모든 인간은

당연히 그렇다.


나만 해도 그렇다. 친구가 어떤 사업을 하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든 응원한다.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마음 한 구석에 있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생각보다 구매로 이어지진 않고, 큰 관심을 쏟기보단 종종 내 눈에 띌 때마다 좋아요를 누를 뿐이다. 그것의 빅팬이냐고 묻는다면 사실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가 없다. 그걸 하는 사람이 좋을 뿐이지, 뭘 하든 사실 나랑은 상관이 없다.


비단 나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무한한 관심과 구매를 원한 것은 바보스러운 처사였다. 내 손 끝 베인 게 남이 다리 부러진 것보다 더 아픈 것이 현실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어떤 인터뷰를 봤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일러 더 크레에이터의 영상이다. 아마 내 주변 사람들은 알겠지만 타일러 더 크레이터는 나의 오래된 프로필 사진이었다. 그만큼 닮고 싶고 동경했다. 동시에 나의 영어 이름도 타일러이다. 이유는 짐작한 그대로다.


그가 세상에 내놓는 창의적인 것들이 좋다. 음악, 패션, 문화적인 것까지. 결국에 그의 본질은 음악일 텐데, 음악이 너무 내 취향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의 행보와 모습들이 내게 항상 영감을 주었다. 그렇게 그 인터뷰 영상이 나의 기존에 있던 생각들을 뒤흔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90f1-zWg0c


그가 일갈하는 요지는 이렇다.


자신이 정성과 노력을 가한 자신의 작품이 있다면, 쿨 해 보이고 간절해 보이지 않으려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롤 딱 한 번 올리고 말지 말고 계속 사람들에게 알려라. 그 작품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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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작품을 브랜드나 서비스라고 치환한다면 어떨까. 지금의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저런 안일함이 아니었을까. 브랜드가 멋져 보이고 싶고, 뭔가 남들에게 사달라고 구걸하는 게 쿨하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이 나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런 맥락을 경험해서였을까.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인터뷰 기준(2022년) 작년에 나온 앨범을 아직도 자기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는 말이 더 폐부를 찌르듯 다가왔다.


내 친구 중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다. 브랜드를 하는 친구인데, 핸드폰에는 자기 브랜드의 로고를 메인으로. 그리고 가방에는 자신의 제품을 들고 다닌다. 말 그대로 넣어놓고 다닌다.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보여주고, 직접 만져보게 한다. 그리고 맘에 들어하면 선물로 준다.


그 행위를 보고 처음엔 장난스럽게 넘겼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제품에 애정이 있었고, 하나라도 더 알리고 싶어 하는 그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만든 브랜드를 나마저도 외면하고 있다면, 과연 누가 그걸 알아줄 수 있을까?




진짜 멋있는 것은

어떻게든 성공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나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것으로 반드시 그게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그런 노력들이 조금씩 쌓인다면 자기가 원하는 성공에 조금은 닿을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높이는 사소한 일인 것이다.


그것도 하지 않으면서 앉아서 '멋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솔직히 말하면 구렸다. 그게 멋이고 힙인 줄 알았던 내 모습이 지나가면서 부끄러웠다. 물론 시간을 되돌려도 똑같이 그러고 있겠지만,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꿔볼 생각이다.


이번 스튜디오 파이에서는 '후드'가 세상에 공개된다. 직접 재질과 컬러를 확인하기 위해 공장에 미팅을 가고, 디자인과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작업을 하고, 샘플로 나온 제품을 세상에 멋지게 보여주고 싶어 포토그래퍼와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값싼 재질로 제작을 할까 하다가도, 그 착용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더 비싼 것으로 했다.


이런 작업과 고생에 대해서 알아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그만큼 내 제품에 자신이 있으니, 이번 후드만큼은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한 번 노력해 볼 것이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우선 내가 맨날 그것을 입고 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튜디오 파이의 존재를 알릴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말한 적이 없는 지금. 후드의 발매와 함께 모든 내 지인들에게 다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나의 첫 고객임에도 애먼 곳에서 고객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나의 제품과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알려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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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꼭 연락을 해달라.

직접 나의 후드를 만져보게 하고 선물로 주겠다.

다만 하나의 조건은 있다, 당신이 축구를 열렬히 사랑해야 한다.


> 스튜디오 파이 인스타그램

https://www.studiofie.co.kr/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