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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으로 지역과 상생 꿈꾸는 '오산양조'

내 전통주 이야기 옮겨오기-85

[전통주 장인열전 11] 오산 오색시장의 ‘작지만 강한 양조장’…마을기업으로 지역과 상생 꿈꾸는 <오서윤 오산양조 이사>


우리는 동네, 마을이라는 단어를 많이 써왔다. 우리 동네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사회 양극화, 지역 문제(생활안전, 고령화, 복지, 일자리 창출, 실업 등),주민 갈등, 아파트 단지 증가, 이웃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우리 동네’가 낯설다. 많은 이들이 그 해결책으로 마을 또는 공동체의 소통을 꼽고, 복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소통 방안 가운데 하나가 마을 공동체 사업이다. 일상을 함께 하고, 소통을 잘 하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마을기업은 마을 공동체 사업을 제도화한 것이다. 주민들이 지역공동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인증을 거쳐 설립·운영하는 조직이 바로 마을기업이다. 마을기업의 목적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모여 지역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고, 지역공동체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마을기업은 각종 사업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경제조직이어야 한다는 경제성, 출자자 개인의 이익과 함께 마을기업 전체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SE-c9a6a768-a931-4613-9463-17b851b69eda.jpg?type=w966 오산양조장 전경. ©오산양조장

많은 마을기업들은 자본을 축적하기 위한 사업보다는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있다. 마을기업 형태의 양조장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곳이 있다. 오산의 전통시장인 오색시장에 있는 ‘오산양조’다. 양조 사업으로 지역농산물을 소비하고, 다양한 지역 행사를 열어 주민 여가활용과 행복지수 높이기에 기여하고 있다. 전통주 빚기 교육·체험을 병행하며 전통주를 알리고, 올바른 술문화를 보급하며 지역민과의 연대를 두텁게 하고 있다. 오산양조의 오서윤 이사를 만나봤다.


오산양조 주식회사를 소개해 주세요.


오산양조는 농업회사법인이고요, 오산시 중앙동 오색시장의 끝자락에 있어요. 전통시장과 접해 있고,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마을기업은 지역공동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 운영하는 곳이잖아요. 그 취지에 맞춰 양조장을 마을단위 기업으로 만들었고, 지역자원 순환을 위해 지역 농산물로 술을 빚고 있어요. 전통주를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사용하는 거지요.

SE-d31f6a41-7b29-4ded-adad-20170905464f.jpg?type=w966 오산양조 오서윤 이사(왼쪽)와 김유훈 대표. ©이대형


법인 및 양조장 설립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어요. 2016년 3월 막걸리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교육생들과 얘기하다가 오산에 지역을 대표하는 양조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해 6월 오산시에 마을기업 제안서를 냈지요. 오산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빚고, 그 술로 오산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오산시는 처음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개인 공방을 먼저 차리려고 사무실을 계약할 즈음 시청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산문화장터 살리기에 뜻을 같이 하는 장터 사람들이 있는데 한번 만나보라는 거였죠. 그렇게 해서 8월에 현재 오산양조 김유훈 대표님을 만나 의견을 나눴습니다. 지역살리기 열정을 서로 확인하자마자 바로 마을기업 준비에 나서 12월 법인을 설립했어요. 2017년 주류 면허가 나왔고, 2017년 6월 오산 사회적 경제 창업공모전에 당선됐죠. 그해 9월엔 경기도 따복공동체 공모사업과 예비마을기업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고요. 2018년 5월 행정안전부가 마을기업으로 선정했고, 2019년 6월 재인증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마을기업 모범운영 사례로 여러차례 발표도 했어요.

3.jpg?type=w966 오서윤 이사가 마을 기업 설명을 하고 있다. ©오산양조


양조장이 재래시장에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요?


양조장 위치가 오색시장 끝자락입니다. 오색시장은 동네 시장이라 다른 지역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역사가 깊어요. 정조 16년인 1792년 발간된 ‘화성궐리지’에 처음 등장하는데, 지금까지 오산시민과 함께 해온 우리나라 대표 시장입니다. 1926년 기록을 보면 오산장은 경기 남부에서 수원장 다음으로 컸고, 곡물과 가축 거래가 활발했어요. 지금도 매달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5일장이 열립니다. 상시 상가도 적지 않지만, 장날 열리는 난전은 물품과 구경꺼리가 다양해 찾는 분들이 많아요.


SE-b11b89ae-eddd-4e86-860a-6546d12985ce.jpg?type=w966 양조장 앞 공터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산양조장


양조장 자리는 김유훈 대표님이 3대째 가업으로 해오신 식자재유통업체 오산식품 터입니다. 김 대표님은 저를 만나기 전까지는 여건이 안 좋아져 뭘해야 할까 고민 중이셨다고 해요. 오산시가 6년 전 이 일대를 새롭게 꾸미기 위해 주거환경정화사업을 벌이자 김 대표님은 기존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심하셨대요.


태어나서 자라온 마을을 지키고, 오산지역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사업을 구상하던 차에 저의 양조장 사업제안 내용을 알게 된 시청 관계자 분의 소개로 함께 일하게 됐지요. 전통시장과 인접해 여건이 좋은 마을을 지켜보자는 의지를 갖고 마을 선후배들을 설득하셨고, 6명이 공동 출자로 양조장을 설립했어요. 식품유통 창고를 개조해 양조장을 만들려다가, 아예 허물고 새로 지었습니다. 지금 양조장 바로 옆이 옛 오산양조장 터이기도 해서 의미가 있죠.


5.JPG?type=w966 교육장과 양조장 사이에 위치한 개방 화장실. ©오산양조장


양조장을 지으면서 양조장과 체험장 중앙에 개방형 공공화장실도 만들었습니다. 만들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5일장을 찾으시는 분들이 화장실 불편을 호소하는 것을 보고 바로 짓기로 결심했죠. 작은 것일 수도 있지만 화장실 건설 자체가 지역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조장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양조장을 하기 전에는 기업 및 교육기관, 대학 등에서 교육과정 및 수업 설계, 기업 전사교육과정 개발 및 온라인 학습 설계를 하는 e-Learning 관련 일을 했습니다. 2015년 12월 인문학 독서 모임에서 진행한 서울 북촌 여행에 따라나서 처음으로 막걸리 빚기 체험에 참여했습니다. 여기서 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와 전통주를 맛보았습니다. ‘이런 술도 있구나’하고 관심을 갖게 됐죠. 진정한 의미의 전통주에 대해 눈 뜨게 됐고, 저처럼 전통주 문외한이 너무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SE-2517d249-cca2-4870-806c-f6a50482ab80.jpg?type=w966 오산양조 오서윤 이사. ©이대형


2016년 봄부터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려고 막걸리 학교를 갔는데, 배울수록 재미있었어요. 3~4강을 듣는 시점부터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면서 지역 술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전통주 시장 현실은 알면 알 수록 수많은 미션을 던져주는 느낌이었고, 지역에서 전통주를 만드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작정했습니다. 많은 분들과 양조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우리나라에 약 800개의 양조장이 있으는데 오산에는 없다는 사실을 들었어요. 오산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양조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갖게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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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jpg?type=w966 전통주 빚기 교육. ©오산양조


오산시에는 마침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옛 오산양조장 터 근처였습니다. 저에게 어떤 열정과 용기가 있었는지 10장 짜리 PPT 사업계획서만 달랑 들고 시청을 찾았습니다. 오산시의 이미지를 높이면서 지역색도 드러내기 좋은 상품으로 막걸리만한 게 없다고 담당자를 설득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김유훈 대표님을 소개받고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죠.


돌이켜보면 ‘몰라도 너무 몰라서’ 시작할 수 있었지 싶어요. 무모함을 밑거름 삼아 여기까지 왔는데, 양조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그만큼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많았어요. 지금은 저희처럼 작은 양조장을 만드시려는 분들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만드신 술들을 소개해 주세요.


오산양조는 2017년 11월 탁주, 약주, 증류주, 기타주류 등 전통주제조면허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막걸리 2종, 증류식 소주 2종, 요리술 2종을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마을기업이다 보니 제품명에도 지역성을 나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오산막걸리는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이예요. 오매 백주는 오산의 대표 상징물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오산의 대표 새는 까마귀, 대표 꽃은 매화인데 까마귀 ‘오(烏‘)’와 매화 ‘매(梅)’를 연결했죠.


오산막걸리 6도는 오색 시장 식당에서 판매를 하고 있고 일부는 온라인 판매와 자체 직판장에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오매백주 12도는 온라인 판매, 자체 직판장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8.jpg?type=w966 오산양조 제품들. ©오산양조


증류식 소주인 ‘독산’은 오산의 명승고적인 ‘독산성세마대지’에서 따왔습니다. ‘독산 53’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53은 오산과 발음이 유사한데, 이 또한 오산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오산시 승격 30주년인 2019년에는 30도 짜리 ‘독산 30’을 만들어 세상에 내놨습니다. 2020년에는 오산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 독산30 미니어쳐 제품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죠. 그래서인지 오산시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구매해주십니다.


요리술은 고기 잡내나 생선 비린내를 잡는 데 쓰입니다. 대기업에서 만드는 일본 스타일의 맛술과 겨루는 제품인데, 너무 달다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당도를 낮춰 만들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명절 선물이나 단체 답례품으로 구매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을 사용한 건강한 제품이라는 점도 도움이 되는듯 하고요. 나름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역 쌀과 국산 누룩을 쓰시는 이유는 뭔가요?


저희는 오산에서 환경농업으로 재배되는 세마쌀을 술 재료로 씁니다. 지역 농협에서 구매하고요. 쌀 품종은 추청입니다. 오산지역 논은 찰흙이 많고 땅심이 좋은데다 마그네슘과 칼리 성분이 다른 지역 보다 많고 규산질도 풍부합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특상미가 생산되지요. 주문 직후 도정하기 때문에 햅쌀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누룩은 진주곡자 우리밀을 사용해서 만든 걸 씁니다. 많은 누룩을 시험해 봤는데 우리가 만드는 방식의 술에는 진주곡자 우리밀이 잘 맞았습니다.


9.jpg?type=w966 세마쌀을 들고 있는 오서윤 이사. ©이대형


마을기업으로 시장과 상생하는 방법과 모델은 뭔지요?


마을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행정안전부 지침에 준해서 기업성, 공동체성, 공공성, 지역성 요건을 갖춰야 해요. 많은 분들이 처음엔 양조장이 마을기업으로 마을 사람들과 상생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저희는 큰 행사나 사업보다는 소소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산, 그 중에서 오색시장 지역 마을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죠.


기본이 양조장이다 보니 지역민들과 함께 전통주 빚기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분들끼리 술을 빚으면서 모임을 갖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거죠. 코로나19 이전에는 분기별 교육으로 20명씩 6주짜리 교육을 했습니다. 코로나19에도 10명으로 제한해 3번 진행했어요. 예약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단기 교육과 일일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관심사가 같은 분들이 모여서 어울리다 보니 지역사회 파급력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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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jpg?type=w966 마을기업으로서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오산양조

양조장 내 교육장소에서 마을 북 콘서트, 잔 빚기 체험, 바베큐파티, 재즈콘서트 등을 열어 마을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음용 도자기 잔이나 선물 세트에 들어가는 잔들은 지역 작가의 것들을 사용합니다. 굿즈 상품도 지역작가들이 만든 것을 쓰고요.


그래도 양조장 판매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산시의 쌀로 술을 빚고 있죠. 양조장 앞에 광장이 하나 조성되고 있는데, 여기서 막걸리 축제를 열어볼 계획이에요. 오산시문화재단과 함께 독산성문화제 때 막걸리 축제도 추가하는 방안도 협의 중입니다. 이 모든 것이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널리 알리는, 지역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큰 수익은 없지만 저희가 만드는 요리술과 술들은 온라인 마켓이나 생협 등을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을기업 자체가 큰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기에 자립할 수 있을 정도까지 열심히 키워나가는 중이지요.


시장에서 대중적인 일반 막걸리와 어떻게 경쟁하실 계획인가요?


제일 어려운 점은 오색시장이 전통시장이다 보니 방문객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입니다. 그분들에게 맛있는 막걸리의 기준은 장수막걸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감미료를 넣지 않고 만드는 저희 막걸리를 비싸고 맛없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꾸준한 시음 행사로 막걸리 맛을 선보여 지역민들에게 인정받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오산지역의 식당 및 주점에는 큰 이윤을 남기지 않고 납품하지요. 저희 술을 취급하는 업소 대표님들도 저희와 뜻을 같이 하셔서 큰 이윤 남기지 않고 장수 막걸리와 같은 값에 팔아주고 계십니다.


SE-6db6185e-07f1-41fe-8bcd-5d72b5cdf5c8.jpg?type=w966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제품의 가치를 알려 나가고 있다. ©오산양조장


저희가 왜 지역 쌀을 사용하고, 왜 이런 막걸리를 만드는지 계속 설명드린다면 지역에 오래 사신 분들인 만큼 지역술에도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도 오산양조를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지역 맘카페나 모임 카페에 양조장 콘텐츠 등을 계속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신제품 캐릭터를 만들고 있는 중인데, 이 캐릭터를 활용해서 오산양조와 사회적 경제협의회에 속한 마을기업,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도 준비하고 있어요.


양조장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20평 정도 크기인데요. 많은 분들이 교육 체험장을 작게 하고 양조장을 넓게 설계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하지만 지원사업으로 하는 곳들 가운데 규모를 키워 생산량은 많지만 판로가 없어 힘들어 하는 사례를 봤습니다. 그래서 규모는 작게, 최소한의 인력으로 전통주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데 중점을 뒀죠.


그래서 저희 양조장에는 대형 설비가 없습니다. 혼자서도 컨트롤이 가능하고, 판매량 추이에 따라 생산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요. 쌀을 씻고 찌는 것도 하나의 설비로 가능하고, 온도조절 감지기가 달려 버튼 하나로 발효 관리가 가능한 100ℓ 스텐리스 발효통을 사용합니다. 발효통 6대로 시작했는데 판매량이 늘어 제조장을 넓혀 현재 16대를 갖췄습니다. 인력도 대표님과 저 2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두 4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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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jpg?type=w966 작지만 운영이 가능한 양조장을 지향하고 있다. ©오산양조장
술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술을 만드는 것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습니다. 저희 양조장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술과 관련된 업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크든 적든 술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본 업무들이 있고, 관리해야 하는 여러 서류 작업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생산, 판매, 관리까지 모든 일을 잘 해내야 하는데, 그런 게 조금 힘든 점이지요. 판로개척도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면 주점 등에는 됐지만 온라인 대처 능력이 그동안 부족해서 더 많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생산, 서류작업, 온라인 홍보 등을 커버하자니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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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JPG?type=w966 SNS를 통한 지역사회의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오산양조



전통주(지역특산주)면허가 있으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데, 역량 부족으로 판매량을 늘리기가 힘들었어요. 최근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관련 홍보와 마케팅이 매우 중요해져서 전문가를 영입했습니다. 전문가를 모시고 나서 오픈마켓을 관리하고, SNS나 오산 맘카페 등에 계속 홍보했더니 직접 찾아오셔서 사가시는 직판 손님이 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오산양조가 알려지고, 또 인정받고 있다는 거잖아요. 아주 기쁩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양조장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그보다 마을기업으로서 가치실현을 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요. 저희는 마을기업의 초심을 잃지 않고, 매출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지역사회에 꾸준히 기부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술 원료인 쌀을 구입해서 유형이든 무형이든 지역자원을 순환시킴으로써 지역자원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지역연대를 구축·강화하는 구심점 역할을 잘 해오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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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JPG?type=w966 마을기업으로 지역을 위해 진행하는 북콘서트(왼쪽)와 음악회. ©오산양조장


지역 사회의 소통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오산에서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좋은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허울뿐인 상생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가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요. 그 일에 작은 힘이라도 실천을 통해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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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jpg?type=w966 마을기업으로 지역을 위한 양조체험을 열고 오산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오산양조장



[출처] [전통주 장인열전 11] 오산 오색시장의 ‘작지만 강한 양조장’…마을기업으로 지역과 상생 꿈꾸는 <오서윤 오산양조 이사>

https://blog.naver.com/nong-up/22231515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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