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출발지역 Roncesvalles(Ronceveaux)
도착지역 Zubiri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과 내일을 위한 기대감
코스지도
거리 / 시간 21.4 km / 6시간 (자료에 따라 24.2km로 표시되어 있다)
GPS 실측거리 22km
주요지점 Roncesvalles ~ Burgete ~ Espinal ~ Lintzoain ~ Zubiri
자치주 Navarra
기나긴 피레네의 오르막을 넘어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서 저녁을 보냈다. 2층으로 배정받은 침대에는 난간이 없어 순간 고민을 해야만했다.
" 굴러 떨어지지 않을까? 어떻게 자야하지?"
나만 고민하는건지, 아니면 동양계 사람들만 고민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주변 외국인 순례자들을 보면 그저 평온해 보인다. 무척이나 익숙한것 처럼... 첫날이 꽤 힘들었는지 금새 잠이 들어 밤사이 화장실 들랑달랑거리는 소란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갑작스레 소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알람시계 소리인 줄 알았는데 오스피탈레로 2명이 각국의 나라말로 아침인사를 말하며 침실을 돌아다니고 있다. 시간은 오전 6시...
어제 배낭메고 걸은 후유증인지 온몸이 뻐근하고 어깨를 짖누르는듯한 피곤이 몰려왔다. 더 잘 수 없으니 일어나 알베르게를 벗어나야 했다. 아침식사는 어제 알베르게에서 식권을 사서 주변 레스토랑으로 가던가 아니면 자판기에 있는 메뉴를 선택하여 먹으면 되는데 우리는 간단하게 자판기 빠에야를 선택하여 아침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7시가 되기 전에 순례자들은 하나둘씩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름에 일정으로 순례길을 지속할 것이다. 피레네를 넘어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우리가 출발하고 나서도 뒤에 남은 순례자들이 많았고, 앞서간 순례자들도 많았다. 여기서만 출발하는 사람이 족히 200명은 넘을 테니 말이다.
피레네 산맥만 넘으면 꽤나 길이 편할 줄 알았다. 초반 숲길을 진입했을때만해도 한적하고 조용한 숲길이 마음에 들었고, 시원한 바람에 잠이 확 깨어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였다. 숲길은 3km정도 되었고, 점점 깊이 들어가는 기분이다. 제대로 가는 있는지 조차 헷갈렸지만 다행스러운건 앞뒤로 순례자들이 희미하게 보였고, 외길이라 헷갈릴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예전 순례자들도 이곳을 지나왔고 숲길 앞쪽에는 이정표가 되는 돌십자가가 서있다. 한국의 장승처럼 위치가 방향을 알려주는 듯 했고, 순례길에 있는 마을마다 자주보는 표시석이기도 하다.
십자가 앞에 작은 표시판에는 이곳이 '마녀의 숲'이라고 설명해주고 있다. 예전에는 유일하게 론세스바예스로 이어지는 길이였다고 한다.
숲을 벗어나면 작은 마을이 눈앞에 나타난다. bar도 보이고 좀더 내려가니 슈퍼마켓도 보였다. 론세스바예스에서 아침식사를 못했다면 3,4Km 걸어 내려와 이곳 Burgete에서 식사를 해도 좋을 듯 싶다. 그리고 점심식사 거리를 슈퍼마켓에서 빵이라던가 햄, 음료 등을 사서 가는 사람들도 보였다. 우리도 슈퍼마켓에 들려 간식용 과자나 음료, 치즈 등을 구매하여 배낭에 쟁겨 놓았다. 비상용 식량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마녀의숲을 지나면서 편안한 내리막길이 될거라고 예상을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않은 내리막길이다. 아직까지는 온전히 피레네 산맥의 줄기를 벗어나지 못한것이다. 오늘 목적지인 Zubiri를 지나 Pamplona에 다다라야 완전히 피레네를 벗어난다는 것을 나중에 지도를 보며 알게되었다.
내리막길도 편안하게 내려가면 좋겠지만, 좁은 숲길에 자갈길도 제법 많다. 나름 경사가 급한 길도 있어 발가락이 트레킹화 앞굽에 닿아 아픔이 지속되었다. 게다가 딱딱한 포장길을 따라 걷는 거리도 만만치 않게 걸어야 한다. 묵직한 배낭을 메고 딱딱한 길을 걷는것은 발바닥을 학대하는것과 다를게 없다.
" 아! 이런..!! 내리막이라 편할 줄 알았는데... 쉽지 않네.."
그나마 위안이 되는거라면 작은 개천마다 다리가 놓여있어 건너기 쉽다는 것.. 깊이가 깊지는 않지만 트레킹화를 신고 건너기에는 발목까지 잠겨 신발을 적셔야 하는데 그렇게 안해도 될만큼 자잘한 나무다리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Espinal 마을을 지나 다시 숲길로 접어 들었다. 걷다보니 개울이 보이고 그 앞에 발을 담그는 순례자도 보였다. 가까이 다가서니 한국인순례자가 우리한테 먼저 인사를 건넨다. 뜨거워진 발바닥을 식히기위해 신발과 양말을 벗고 개울가에 들어갔다. 차가운 물이 우리의발을 식혀주고 발바닥이 살아나고 있는듯한 기분을 전해주었다. 신기한 것은 개울에 신발벗고 들어가는 사람은 우리뿐이라는 것이다. 외국 순례자들은 신기하게 우리를 바라보기만 할뿐 어느 누구도 족욕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간다. 이들에게는 이런 문화가 없는가 보다.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휴식을 취하며 계속 개울가 옆에 앉아 발을 담그고 있었다. 6월의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여름이 시작되었고, 봄과 여름사이에 피어는 꽃들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중에 반가웠던 꽃이 매발톱꽃이다. 한국에서 볼때와 똑같은 꽃이 여기에도 피어난다는것 자체가 신기했다. 순례길 걷는 동안에 내가 아는 야생화를 자주 발견했다.
목적지가 절반도 남지 않았다. 다시 차가워진 발에 트레킹화를 덧쒸우고 마저 남은 길을 나섰다. Lintzoain을 지나면서 다시 산지 오르막을 만난다. 다시 만난 오르막길은 피레네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예상하지 못한 고개길이기에...
나를 포함해 3명의 일행은 걷는 속도가 모두 달랐다. 어느 분은 너무 빠르고, 어느 분은 자기나름에 걷는속도를 지키겠다고 천천히 걷고 있었다. 가능하면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게 하기위해 속도조절을 하려 했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의 길(?)을 고수했다. 꽤나 난감한 상황이다. 그저 내가 앞뒤를 오가며 내 시선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둘러볼 뿐이였다. 쉬어 갈 장소에 다다랐어도 같이 쉰다기 보다 스쳐지나갈 뿐이였다. 뒤에 오는 일행을 위해 좀더 쉬어가자고해도 그냥 간다.
" 이제 시작한지 둘쨋날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
없던 고민이 만들어지는 하루이다.
Zubiri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까지 산지이다 보니 숲길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이다. 내가 상상했던 프랑스길은 메세타평원처럼 그런길만 계속 될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였나 싶다. 내리막길의 편안함과 시원한 바람이 있어 땀나지 않았지만 급한 내리막길이 주는 고통은 아직도 피레네의 아래를 걷고 있음을 실감나게 했다. 내리막길이 편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오늘은 통하지 않았다. 고통이 따르는 내리막 구간이다.
덧붙임...
이번 순례길을 가면서 일행에게 말해두었던 조건이 있었다. 첫번째는 가능하면 배낭메고 같이 갈것, 두번째는 공립알베르게우선 사용한다, 세번째는 같이 저녁식사를 해먹거나 레스토랑을 이용하자는 것이였다. 영어나 스페인어가 부족하니 나름 같이 다니면 편할거라는 생각과 순례길의 온전함과 생생함을 경험하려면 사립보다는 공립알베르게에서 순례자들을 만나고 보고 하는것이 나을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
그런데 시작부터 알베르게에 대한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Zubiri 공립알베르게에 다다라서 하루를 머물때 일행들은 꽤나 불편했는지 또 다른 불만을 내놓기 시작했다. 저녁식사할때도 음식만드는것은 않하겠다는 여성일행들 말을 들어 간단한 냉장식품과 양념된 고기를 사다가 구워먹기로 했다. 물론 요리는 남자인 나와 나머지 일행이 하였다. 그리고 론세스바예스에서 만났던 식권없이 식당에 들어오려던 일행 여자 한 명을 만났다. 다른 일행은 먼저 가버렸는지 홀로남아 저녁끼니 걱정을 했는지 나를 만나는 순간 같이 식사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이름도 특이한 도경동양... 반가웠어요.^^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peregrinos de Zubiri
숙박비 (유로) 8유로
침대형태 46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침대커버 제공(무료)
부엌/조리시설 Yes (숙소 외부에 위치)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숙소 외부에 위치)
세탁기/건조기 Yes / Yes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No | 대신 Alimentacion(식료품점)이 있다
Bar Yes
Restaurante Yes
1) 공립알베르게로 오후 12시부터 개방, 등산화또는 외부 신발은 침실 외부에 보관해야 함.
2) 시내 외부에 있으며 순례길 초입부터는 사립알베르게가 우선 보인다.
3) 1층에 좌우로 방이 나누어져 있으며, 방배정 시 위치 확인 필수.
4) 크레덴시알 발급 가능 - 별도 2유로
5) 주변 Bar 및 레스토랑의 메뉴판에는 스페인어 및 영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