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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차, 성당에서 위압감을 경험하다

Camino de Santiago : 그리움의 프랑스길

Camino De Santiago - 15일차 ( San Juan de Ortega - Burgos)


출발지역 San Juan de Ortega

도착지역 Burgos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5.8km (26.0 km) / 7시간

주요지점 San Juan de Ortega ~ Ages ~ Atapuerca ~ Vilalval ~Villafria ~ Burgos

자치주 Burgos y Leon



Orgtega의 공립알베르게는 새벽 6시 이전에는 알베르게를 떠날 수 없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6시 이후에 나가야 한다. 강제적이지만 서두루는 사람들 때문에 그렇지 못한 순례자들이 겪을 불편을 해결해줄 방법이 알베르게를 나서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대부분 성당에서 운영하는 parroquial알베르게는 제한이 있기 마련인데 Municipal 알베르게은 그런 제한이 없다. Ortega에서는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었는데, 습관이라는 것은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든다. 5시에 일어났던 습관이 어두워도 눈을 뜨게 만들었고, 'ㄴ'자 형태인 알베르게는 깨어난 사람이 움직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소음을 불러일으켜 불편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침대를 벗어나 짐을 들고 복도로 나서야 했다. 그리고 배낭을 싸고 리셉션룸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지대가 높은 Orgtega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다. 어느때의 새벽보다 훨씬 춥게 느껴졌다. 아웃도어자켓을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혹시모를 추위를 대비하여 가져온 옷인데 요긴하게 입고 다닌다. 6월이고 여름이라고해서 가볍게 옷만 들고 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피레네 뿐만 아니라 프랑스길 여러 부분에 지대가 높은 곳을 지나야 한다. 한낮이면 덥겠지만 날씨가 흐리거나 새벽과 같은 날씨에는 추울 수 있다. 습하지 않아 햇빛만 가려지만 금새 기온이 낮아지는 곳이 스페인 날씨이 특징이기도 하다.


Burgos 가는 길은 낮은 지대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해발 200~300미터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아니라 약 800미터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메세타 평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Ortega 공립은 아침식사를 제공하지 않으며, 전날 사다놓은 먹을거리도 없어 아침부터 배고픔을 느껴야 했다. Ages 마을에 가면 Bar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너무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곳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 일찍 나와도 불편한 점 중에 하나이다. 다음 마을인 Atapuerca에 들려 Bar를 먼저 찾았다. Bar에 들려 신선한 오렌지주스와 또띠야로 아침식사를 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식당들의 메뉴는 그닥 차이가 없다. 게다가 음식이 대체로 짜다. 간을 맞출 수 있는 조미료가 별로 없는듯했다. 그러다 보니 싱겁게 먹는다는 우리 일행들은 항상 짠맛에 불평을 내놓는다. 그중에 가장 덜 짠 음식이 Tortilla이다. 감자와 계란이 들어가 있어 부드럽고 가장 한국적인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음식이다. 게다가 추운 날에 빵같은 보카디요 보다는 따끈하게 내어주는 또띠야가 제격이다.



Bar에서 식사하며 쉬다보니 해가 뜨고 기온도 조금 올라 따스해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어 걸었다. 오늘도 나름 높은(?)언덕을 넘어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 내려가는 내리막길이다. 매일 걸을때마다 한국사람들을 만나는데 오늘은 유난히 많이 만났다. 젊은 한국인 남자가 언덕위에서 만나 같이 걸어가게 되었다. 문학을 전공했다는 그의 말에 나름 작가이자 글쓰는것을 좋아하는 테스님이 반겨한다. 그 둘은 걷는 내내 문학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나도 알 수 없는 그들만에 단어로 말이다.

십자가가 있는 언덕 정상,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큰 도시가 부르고스 이다.



언덕에 올라서니 커다란 철십자가가 보인다. 무어라 쓰여있는 기념문이 있지만 읽을 수 없다. 알파벳이지만 글자 배열이 달라지니 읽을 수가 없었다. 그저 좋은 말이 있을거라고 유추만 할 뿐이다. 언덕위에 올라서서 내리막길에 접어 들었다. 저 멀리 큰 도시가 보였다. 오늘의 목적지인 Burgos 이다. 가깝게 보이지만 저정도 가려면 15km 이상 걸어가야 한다. 더이상 마법같은 평지의 거리감에 속지 않는다. 내리막길은 한국의 산에서 만난 그러한 길이 아니다. 넓은 임도같은 평평한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쉼없이 구불거리는 길을 내려가야 한다. 중간에 질러가는 길처럼 소개하는 이정표가 있지만 원래의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따가운 햇빛을 받으려 내려 갔다. 그냥 직선으로 갈 것같은 길인데 낮은 언덕이 나타나면 돌아가야 한다. 마음같아서는 노란색 화살표를 벗어나 질러가고 싶지만 꾸욱 참고 정해진 길을 따라 걷는다. 이것이 일행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원래 있었던 길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평지처럼 편한길.. 점점 포장된 길을 걷는 빈도가 빈번해지더니 어느 사이 아스팔트위만을 걷고 있다. Burgos 공항옆을 지나면서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Burgos인줄 알았지만, Villafria이다. 도심에 들어서면 4차선 왕복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옆인도에서 걸어야 하는데 도심 입구에는 노란색화살표가 보였으나 이후에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는 그냥 큰 대로따라 직진하면 된다. 그리고 Burgos에 다다르면 다시 안내표시가 나타난다. 처음이라 길을 잘못들어선건지 걱정했지만 두번째 온다면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걸었을 것이다. 혼자였다면 헤매더라도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인솔자 입장이다보니 사소한 것들도 신경쓰였다. 여기서부터도 5km 도심을 헤매듯이 가야했다.


어느덧 배고픔이 다시 몰려 올때쯤 시계를 보니 12시를 넘겼다. 이곳에도 맥도널드나 버거킹이 있다고 하여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뜨거워진 머리와 배낭도 식힐겸... 저멀리 맥도널드 간판이 보였다. 주저함 없이 그곳으로 향하여 들어섰다. 시원한 에어콘바람이 가득한 이곳이 천국인듯 싶다. 햄버거세트메뉴를 주문하고 우리는 자리에 잡았다. 그리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며 행복해 했다.


예전에는 에어콘 잘나오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식사를 하면 시원해서 좋다는 생각만했지 이자체가 행복을 주는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너무나 당연하다 싶었던 에어콘나오는 식당도 따스한물 나오는 욕실도, 누을 수 있는 작은 소파가 있는 알베르게도 모두가 행복과 기쁨을 주는 요소이다. 사소하게 느껴졌던 것이 전혀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곳이 순례길이다.



Burgos 시내에 들어서니 더 많은 순례길 표시물이 보였다. 지금도 내가 순례길에 와 있음음 실감하지 못할 때가 있다. 북쪽길을 다녀왔을때는 한정된 시간때문에 여유롭게 성당도 둘러보고 시내구경 하는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순례길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눈 부릅뜨고 화살표와 안내표시판을 찾고, 순례길만 걷고 마트가서 식사거리를 준비하고, 알베르게의 구조와 침대수만 세었던 기억이 전부였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일까? 북쪽길에서는 빌바오를 제외하고는 어느 도시 편하게 돌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여기 프랑스길에서는 그렇지 않다. 매일 시간날때마다 마을과 도시를 둘러보고 성당을 가보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 식당과 Bar에서 식사하며 마음껏 여유와 순례길 자체를 즐겼다. 이렇게 하는것이 순례길일텐데. 그래서 더욱 실감이 나지 않는가보다.


어느덧 25km를 걸어 Burgos에 다다랐다. 이곳 알베르게는 6층으로 꾸며져 있으며 공립알베르게는 이곳 한 군데 뿐이다 보니 순례자들이 길게 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한 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 기다림도 행복하다. 누울 수 있는 알베르게에 들어섰으니까...


덧붙임...


순례길에서 만나는 마을은 꽤 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스페인 관광도시는 아니다. 이곳은 관광지보다 성당이 많은데 큰 도시에 있는 성당은 더 화려하고 웅장하다. Burgos 대성당의 규모도 꽤 크다. 알베르게에서 걸어서 5분 정도 내려오면 대성당 앞이고 아래층 박물관 들어가는 곳에서 매표를 한다. 순례자여권이 있으면 50% 할인해 주니 꼭 여권을 들고가야 한다. 부르고스 대성당은 스페인 역사에 나오는 유명한 엘시드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 이슬람 세력에 이베리아반도가 장악되려고 할때 엘시드가 나타나 막아낸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한 사람이 잠들어 있는 성당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들어가 볼 가치가 있다.


엄청난 화려함과 규모, 그리고 표정이 굳어 있는 동상들, 무언가 짙은 기운을 내뿜는듯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대성당을 계속 마주하기에는 내가 눌리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오래 있을 수 없어 한 시간도 안되어 밖으로 나와야 했다. 굉장한 위압감을 주는 성당이었고, 여타 성당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기운이다. 그래도 이곳을 둘러보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면 무척 후회했을 것이다.


"순례길은 걷는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느끼고 체험하는것이 순례길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peregrinos Casa del Cu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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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비 (유로) 6유로

침대형태 150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없음)

부엌/조리시설 No (전자레인지만 사용 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1층 라운드에서 속도 괜찮음.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있음

Bar Yes

Restaurante No (주변에 중국인 식당 있음)

박물관 등 부르고스 대성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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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정보

1) 공립알베르게로 13시부터 개방하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2) 6층 건물이며, 1~4 및 5,6층의 구조가 다름, 자체 엘리베이터 운용

3) 주변에 라면판매하는 레스토랑 있음. - 10유로

4) 부르고스 대성당에 갈 경우, 크레덴시알 소지하면 50% 할인 됨.

5) 부르고스 버스터미널 근처에 중국식당이 있으며 중국인마트도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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