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서도 가장 극적이고 논쟁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미의식과 강렬한 죽음의 욕망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그의 생애는 문학과 정치, 사상과 육체가 한데 얽혀 있었습니다. 1970년 자위대 본부 옥상에서의 자결(할복)은 일본 사회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그는 죽음으로써 자신의 사상을 증명하려 했고, 그 순간까지도 철저히 ‘작가 미시마 유키오’로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난 미시마는 본명 하라다 기미타케였습니다. 병약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서 지나치게 보호받으며 자라면서 일찍부터 내면에 강렬한 상상력과 고립감을 품게 되었습니다. 소년 시절부터 문학적 재능을 드러내어, 16세에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문학에 몰두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고, 전통적인 남성적 규율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정환경은 훗날 그의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나약한 내면과 강인한 육체, 아름다움과 폭력의 긴장’을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도쿄제국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잠시 관료로 근무했지만, 곧 문학의 길을 선택합니다. 1949년 발표한 《가면의 고백》은 그의 이름을 단번에 알린 자전적 소설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 청년이 자신의 동성애적 욕망과 죽음에 대한 매혹을 고백하는 내용으로, 당시 사회에서는 충격적인 주제였지만 동시에 탁월한 문학적 성취로 평가되었습니다. 《가면의 고백》을 통해 미시마는 ‘자아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작가’로 자리매김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인간 내면의 욕망과 금기를 탐구했습니다.
1950년에는 《금각사》를 발표합니다. 실제로 교토의 금각사 방화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파괴로 이어지는지를 그려냅니다. 주인공 미조구치가 금각의 완전무결한 아름다움에 매혹되었다가 결국 불태워버리는 결말은, 미시마 자신의 미학적 문제의식을 반영합니다. 미는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을 좌우하는 힘이라는 그의 사상이 이 작품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후 《애도의 노래》, 《사랑의 갈증》, 《금지된 색채》, 《우국》 등에서 그는 사랑과 욕망, 죽음과 미학을 탐구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는 데 몰두합니다. 병약했던 소년 시절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보디빌딩과 검도를 시작했고, 자신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려 했습니다. 문학과 육체를 통합해 새로운 미학을 창조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이처럼 글쓰기와 삶, 사상과 신체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엮여 있다는 점이 미시마의 독창성이었습니다.
그의 대작 《풍요의 바다》 4부작은 그의 문학 인생을 집대성한 작품입니다. 《봄의 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로 이어지는 이 대작은 환생이라는 설정을 통해 일본 근대사의 변천과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그는 이 작품을 완결하는 날, 곧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로 이미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천인오》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직후, 그는 행동으로 자신의 마지막을 실현합니다.
1970년 11월 25일, 미시마는 자신이 조직한 민간 군사단체 ‘다테노카이(楯の会)’ 회원들과 함께 도쿄 이치가야 자위대 본부를 점거했습니다. 그는 자위대원들에게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재건을 호소하는 연설을 했으나, 조롱과 야유를 받았습니다. 연설 직후 그는 본부 옥상에서 할복으로 생을 마쳤습니다. 그의 나이 45세였습니다. 이 사건은 일본 사회를 충격과 논란에 빠뜨렸습니다. 문학과 정치, 사상과 죽음이 극단적으로 결합된 그의 최후는 지금까지도 끊임없는 해석과 논쟁을 불러일으킵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은 두 가지 큰 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욕망과 금기에 대한 탐구이고, 다른 하나는 미학과 죽음의 결합입니다. 그는 삶과 죽음을 대립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죽음은 삶을 완성시키는 궁극적 순간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는 아름다움과 파괴, 욕망과 자기 소멸이 늘 맞닿아 있습니다.
동시에 그는 일본 근대 사회가 서구화와 전통 사이에서 겪는 모순을 깊이 인식했습니다.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일본적 정체성을 지키려는 긴장, 민주주의와 천황제의 갈등,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가치 충돌 같은 문제들이 그의 문학과 행동을 관통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단순한 소설가가 아니라, 일본 근현대사의 모순을 몸으로 살아낸 사상가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내외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정치적 급진성과 극단적 행동을 비판하는 시각이 강하지만, 동시에 문학적 성취와 미학적 통찰은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금각사》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읽히는 현대 고전으로 자리 잡았고, 《풍요의 바다》는 그의 문학적 집념이 담긴 걸작으로 꼽힙니다. 또한 《가면의 고백》은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솔직한 자전적 고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시마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근대 일본이 겪었던 사회적 모순과 문화적 긴장을 체험하는 일입니다. 동시에 인간 존재가 가진 욕망과 죽음의 본질을 마주하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과 생애는 지금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죽음을 통해 삶을 완성하려 하는가, 그리고 문학은 어디까지 삶과 하나가 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