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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교사" vs "반면교사"

배움의 두 얼굴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스승은 크게 두 가지 얼굴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본받을 만한 모범을 보여주는 "정면 교사"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잘못된 사례를 통해 깨달음을 얻게 하는 "반면교사"다.


"정면 교사"는 말 그대로 삶의 올바른 길을 비춰주는 등불이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스승, 인격적으로 존경할 만한 인물, 혹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며 신뢰를 쌓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그대로 하나의 교과서가 된다.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며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고, 본받음의 힘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성장으로 이끈다.


"반면교사"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모범을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남긴다.


불성실한 태도, 비윤리적 선택, 무책임한 행동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들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준다.


인간은 종종 긍정적 본보기보다 부정적 사례에서 더 깊은 자각을 얻는다. 잘못된 길의 결과를 눈앞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교사의 효용이 결코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정면 교사는 우리가 지향할 이상을 제시하지만, 현실의 삶은 이상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반면교사가 보여주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때때로 더 강렬한 배움으로 다가온다.


역사 속 많은 실패 사례, 사회적 부조리, 개인적 실수들이 후대에게 값진 교훈이 된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삶은 정면 교사와 반면교사의 끊임없는 병행 속에서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을 만나든,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태도다.


정면 교사를 만났다면 감사함으로 본받고, 반면교사를 만났다면 안타까움 속에서도 스스로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의도치 않게 타인의 삶에서 교사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정면 교사가 될 수 있고, 때로는 우리의 실수가 반면교사로 남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본받을 만한 사람이든, 반면의 사례로 남든,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이 누군가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데 쓰인다는 점이다.


정면 교사와 반면교사!

두 얼굴의 교훈은 결국 같은 진실을 가리킨다. 삶은 그 자체가 학교이고, 우리는 서로 모두 서로의 스승이자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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