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중섭을 만나다
[요약] 올해는 한국근대서양화의 한 축을 그은 화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곳곳에서 이중섭의 삶과 관련한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화가 이중섭 그리고 인간 이중섭을 만날 수 있는 문화행사를 소개합니다.
올해는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 작고 60년 되는 해입니다. 현재 예술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의 삶은 빈곤과 고난으로 가득했습니다.
1916년 평남 평원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오산고등보통학교에서 스승 임용련을 만나 서양 미술에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그림 공부를 위해 간 일본에서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한국이름 이남덕)를 만났습니다. 1945년 마사코가 이중섭이 있는 원산으로 왔고, 둘은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습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산, 제주로 피난을 다녔습니다. 전쟁의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가고, 이중섭은 1953년 도쿄에서 단 5일간의 만남을 끝으로 가족과 영영 이별합니다.
올해 이중섭을 기리는 문화행사가 많아 곳곳에서 이중섭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 화가로서의 삶을 고집하며 살아갔던 이중섭의 생애를 시대별로 정리했습니다. 지난 18일 총 관람객 20만 명을 돌파한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은 2016년 6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립니다. 그 후 부산에서 10월 20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이어집니다.
이중섭의 ‘소’ 그림만큼 유명한 것이 바로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아내가 두 아들과 일본으로 간 후 이중섭이 아내에게 보냈던 편지에는 그의 사랑이 묻어납니다.
“세상에 나만큼 자신의 아내를 광적으로 그리워하는 남자가 또 있겠소. 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또 만나고 싶어서 머리가 멍해져 버린다오. 한없이 상냥한 나의 멋진 천사여!! 서둘러 편지를 나의 거처로 보내주시오”
- 1954년 11월 10일 편지 중에서 -
“이번에 아빠가 빨리 가서… 보트를 태워 줄게요. 아빠는 닷새간 감기에 걸려서 누워 있었지만 오늘은 아주 건강해졌으므로… 또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어서 전람회를 열어 그림을 팔아 돈과 선물을 잔뜩 사 갈테니… 건강하게 기다리고 있어주세요”
- 1954년 큰아들 태현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제주도 이중섭미술관에서는 이처럼 이중섭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내가 사랑하는 이름’을 개최했습니다. 유가족에 대한 사진, 편지 그림 등의 자료가 모아져 있는 이번 기획전은 2016년 7월 12일부터 2017년1월 29일까지 진행됩니다. 이중섭의 아내 마사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개봉했습니다. 사카이 아츠코 감독이 연출한 ‘이중섭의 아내’는 9월 8일 개봉했습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 이번 주말 그의 삶을 느껴보세요.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올바르고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고.”
- 부인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참고기사]
뉴스컬쳐, 사랑을 그린 화가, 이중섭을 기리는 문화행사 5선. 201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