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4주차 K-POP 리뷰

엔믹스. 스테이씨, 비투비 등 4곡

by 박정빈

[2022년 2월 4주차]

스테이씨 - RUN2U
비투비 - 노래
NMIXX - O.O
Billlie - GingaMingaYo


* 리스트는 발매일 순입니다.




스크린샷, 2022-03-22 14-36-24.png STAYC, [YOUNG-LUV.COM], 하이업엔터테인먼트, 2022

WEEKLY PICK!

스테이씨, 'RUN2U' : 7.5


지난해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았던 메가히트곡 'ASAP'으로 주가를 올렸던 신인 걸그룹 스테이씨(STAYC). 트와이스의 전담 작곡가로 이름을 날렸던 프로듀서 듀오 블랙아이드필승이 제작한 팀인 만큼 4세대 걸그룹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완성도의 디스코그래피를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2월 21일 공개된 새로운 리드 싱글 'RUN2U'는 어김없이 청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수작으로, 정교한 구성과 치밀한 디렉팅이 인상적인 트랙이다.


레트로풍 신스 베이스가 도입부를 강렬하게 사로잡고, 묵직한 드럼이 효과적으로 속도감을 형성하는 초반 진행은 확실히 프로듀서의 뛰어난 노련미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렇게 에너제틱하게 텐션을 끌어올리다 후렴에서는 예상치 못하게도 미니멀한 드랍(Drop)이 등장하는데, 허를 찌르는 구성은 블랙아이드필승이 빚은 키치한 사운드가 주는 매력과 임팩트를 극대화시킨다.


그러나 매력적인 비트보다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멤버들의 보컬 디렉팅이다. 셔플 리듬으로 묵직하게 진행되는 벌스에서 멤버 수민은 드럼이 떨어지는 박자에 맞추어 발음의 강세를 조절하며 무거운 비트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2절 벌스의 포문을 여는 재이의 랩은 여유로운 톤 조절로 상당한 임팩트를 남긴다. 얇고 여린 음색과 뛰어난 곡 해석력으로 노래 내내 종횡무진 활약하는 메인보컬 시은의 잠재력은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멤버들의 음색이 가진 특징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분배해 개개인의 존재감을 살려내고자 한 우수한 프로덕션은 그 의도를 캐치해 강세나 발음과 같은 세세한 면까지도 치밀하게 기획해 보인 디렉팅과 맞물려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스테이씨 멤버들의 보컬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예상이 간다. 그리고 그 고민은 끝내 'RUN2U'라는 수작을 탄생시켰다.



스크린샷, 2022-03-22 14-36-04.png 비투비, [Be Together], 큐브엔터테인먼트, 2022

비투비, '노래' : 6.3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비투비가 선보이는 '노래'는 서정적인 스트링으로 포문을 연다. 그동안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그 어느 때보다 호소력 넘치는 비투비의 보컬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곡에도 충분한 진정성을 부여한다.



스크린샷, 2022-03-22 14-37-37.png NMIXX, [AD MARE], JYP엔터테인먼트, 2022

엔믹스, 'O.O' : 6.8


발매와 동시에 수많은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몰고 온 문제작. 걸그룹 명가로 유명한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엔믹스(NMIXX)의 첫걸음인 만큼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발매된 데뷔 싱글 'O.O'는 성공 혹은 실패로 명확히 나누기 어려울 만큼 장단점이 엇비슷한 비율로 공존하고 있는 트랙이다.


우선 작년 최고의 메가히트곡인 에스파의 'Next Level'이 그러했듯 여러 상반된 섹션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곡을 만드는 작법이 돋보인다. 비장한 브라스가 날선 긴장감을 조성하는 베일리 펑크(Bailey Funk) 파트를 지나 마치 다른 세계에 떨어진 듯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로 전환되는 팝 락(Pop Rock) 파트가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다시 bpm이 변하며 베일리 펑크로 복귀한다. 섹션이 바뀔 때의 낙차는 'Next Level'보다도 크다. 각 섹션은 매우 선명하고 직관적이며, 특히 멤버 배이의 '빰빰빰-'과 함께 시작되는 팝 락 파트는 누구에게나 호불호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구간. 이 다이나믹한 구성은 자극적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의 맥시멀리즘으로 청자를 유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O'가 같은 작법을 사용한 'Next Level'의 성취에 도달하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전자음이라는 공통된 요소로 여러 개의 섹션을 통일감 있게 묶어 조화로운 하나의 트랙을 완성했던 'Next Level'과는 달리 'O.O'의 섹션들에는 뚜렷한 공통 요소를 찾아볼 수 없다. 악기 하나 겹치지 않은 채 완전히 무관한 두 섹션을 이어 붙이니 청자에게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두 번째로, 멤버 4명(카리나, 윈터, 닝닝, 지젤)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파트를 명확하게 분배한 에스파에 비해 엔믹스는 다인원(7명)의 파트를 한 줄 한 줄마다 바꿔가며 정신없이 교차시킨다. 과다한 한영혼용과 부족한 딕션 탓에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결국 'O.O'에 대한 감상은 '조금 더 부자연스럽고, 조금 더 난잡해진 <Next Level>' 정도로 요약된다. 시도는 좋았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다. 조금만 더 고민했다면 어땠을까. 엔'믹스'라는 팀명은 앞으로도 'O.O'와 같은 작법이 사용될 것임을 예고한다. 본작의 장점은 챙기고 단점은 덜어 내어 엔믹스만의 또다른 'Next Level'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스크린샷, 2022-03-22 14-40-28.png Billlie,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 미스틱스토리, 2022

빌리, 'GingaMingaYo' : 6.0


신인 걸그룹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과감성과 세련미를 차례로 선보인 'RING X RING'과 'snowy night'으로 K-POP 마니아들에게는 일명 '포스트 레드벨벳'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신인 걸그룹 빌리(Billlie). 그러나 이번 컴백 싱글 'GingaMingaYo (the strange world)'에서는 그 어느 쪽도 찾아보기 어렵다.


통통 튀는 베이스를 앞세운 사운드의 만듦새는 꽤나 수려한 편이나 작들만큼 새롭지도, 세련되지도 않다. 타 걸그룹과의 차별성을 잃은 채 단순한 탑라인을 합창으로 때워버린 후렴은 가장 아쉬운 부분. 나쁘진 않으나 빌리라면 이것보다 좀 더 새로워야 했다. 새롭지 못하다면 적어도 'snowy night' 만큼은 세련되어야 했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날카로운 래핑을 펼치는 문수아의 재발견이 유일한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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