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놀 때는 아이 수준에 맞게 놀면 서로 재밌다. 다섯 살 때는 다섯 살 같이, 여덟 살 때는 여덟 살 같이, 열한 살 때는 열한 살 같이... 그걸 어떻게 아느냐면, 아이가 아빠 부르면서 '우리 이거 하자' 하는 대로 하면 딱 맞다.
지난 주말에는 아이가 노래방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가끔 한 번씩 코인노래방에 가서 놀면 재밌다. 나도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대학 시절에도 자취방 근처 오락실 노래방에 들어가 좋아하는 노래를 여러 곡 부르곤 했다.
코인노래방에서 아이는 아이브 에스파 뉴진스 같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을 불렀고, 아빠는 윤도현의 ‘사랑 two’랑 임재범의 '비상' 같은 옛 노래를 불렀다. 보통 노래방에 가면 아이가 두 곡 정도 부르고 나에게 한 곡 정도 허락하여 주는데, 이번에는 곡을 찾다가 시간이 자꾸 흘러 내가 중간중간 선곡해 반반 불렀다.
아빠는 점수가 대부분 90점 가까이 나왔는데,(최고점 99점) 아이는 한글과 랩이 뒤섞인 아이돌 곡을 혼자 잘 따라 불렀는데도 30~40점 대 점수밖에 안 나와서 많이 아쉬워했다. 역시 노래방에서는 목소리를 크게 해서 짱짱 불러젖혀야 하나보다.
가끔은 듀엣곡을 함께 부를 때가 있다. 악뮤의 'Dinosaur' 라든지, 제이슨 므라즈의 'Lucky' 같이 남녀 파트가 있는 노래다. 여러 곡을 불러봤지만 진짜 아이랑 못 부르겠는 노래도 있다. 그건 윤종신의 '오르막길'. 감정이 안 산다. 이건 아이 엄마랑 와서 불러야 할 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