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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셋째엄마처럼 Aug 14. 2021

아빠는 방학중

어른 둘 아이 셋, 전국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





"여보, 나 오늘 팀장님께 육아휴직 쓴다고 말씀드렸어"

"진짜? 여보.. 괜찮아...?"




직장인 12년 차 워커홀릭 남편은

회사 일에 누구보다 충실했던 사람이었다.

결혼하고 두 살 터울 세 아이를 임신, 출산, 육아하는 동안

내 편이기보다 회사 편인 사람인 줄 알았다.

남편과 9년째 살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썰을 풀어보자면 

밤을 꼬박 새우고 할 수 있다.




가족보다 회사 일이 우선인 것 같던 남편이

언젠가부터 육아휴직이라도 써보겠다고 했다.

처음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로 인해

세 아이 독박 육아를 하고 있는 내가 정말 힘들어 보였던 것 같다. 우울증이 걸릴 것 같은 아내의 모습 그리고 

점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남편이

일생일대 용기를 낸 것이다.




회사에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하고

한 달 후 정말 육아휴직을 들어갔다.

세 아이 출산했을 때마다 출산 휴가 3일만 썼던 남편인데

2년 육아휴직을 쓴다니..

남편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을 때까지

육아휴직 들어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출근하지 않고 내 옆에 있는 게 어색하다.




ISTJ 남편은 계획적이고 목표지향적이다.

휴직 들어가기 전부터 2년 간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잘 지내야겠다며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초등학교 1학년 첫째가 여름방학이니

지금 아니면 떠나기 쉽지 않으니 전국 여행을 떠나보자고 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던 이 남자 ENFP 아내와 살더니 많이도 변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육아휴직 시작과 

첫째 여름 방학 기간이 맞물려 전국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8살, 6살, 4살 세 아이와 전국 여행을?

세 아이와 함께 캠핑도 다니고 여행도 다녔지만 긴 여행은 처음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늘 꿈꿔왔던 여행이지만 4살 막내까지 함께 전국 여행을 가려니 막막했다.




휴직 중인 남편에게는 리프레시가 필요하고

아이들은 나름대로 재미와 교육적인 부분도 있어야 할 테고 나는 나대로 쉼과 여유가 있는 여행이 돼야 할 텐데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 걱정도 되지만

어른  아이 ,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여름 여행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얘들아, 아빠도 여름 방학이다 여행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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