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 경전이라면

월경이라는 경전-1-

by 간서치 N 전기수

페미니즘이 오래간만에 뜨거운 요즘.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가 아니라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수는 없어도 대신 월경 이야기는 좀 하려 합니다.


월경. 한자로는 월경月經이라고 하죠. 한의사 이유명호 님의 책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에서는 월경을 "달마다 피로 쓰는 경전"이라고 했습니다. 월경이 경전이라고 하면 피식 웃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남자인 제가 과거 몇 년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월경을 천착해 보았는데,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월경을 직접 경험하는 여성 여러분. 단 한 번이라도 월경을 직시해 본 적이 있나요.

그럼 그전에 하루에 한 번씩. 아니면 그 이상 장을 비우는 의식을 치르고 나서 뒤를 돌아보는지.


십여 년 전 일이네요. 삼십 대 초반에 119에 실려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응급실에서 들은 단어가 있는데, '멜레나'예요. 무슨 병명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혈변'이라는 뜻이었어요. 흔히 '타르 변'이라고 하는 흙갈색 변. 위장이나 십이지장의 피가 변과 섞여 나올 때 색깔. 성경에 피는 생명이라 했으니, 죽어가고 있었는데도 몰랐었습니다.


월경을 몸소 체험하는 여성은 사용 후 생리대를 버리기 전에 살펴보는 편인지. 흔히 산부인과 관련 책을 보면, 월경 색이나 양, 냄새는 여성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척도라고 하죠. 그래도 월경이 경전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 이 글을 통해 갖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 월경도 경전이 될 수 있구나!'


한 번 월경에 천착하시면, 월경도 경전이 될 수 있음을 알 겁니다. 논어에 '삼인행 필유아사'라고 했잖아요. 세 명이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그보다 유명한 말이 있죠.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월경이야말로 한 달에 한 번씩 몸소 배우고 익히는 기쁨을 줍니다.


단. 월경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월경은 그대의 훌륭한 스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