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이 가니 MBTI가 왔다
사람을 1,3,5,7,9로 보지 말고
1. 혈액형
여러분이 검색 창에서 “유머(humor <영국 humour>)"를 입력을 해보세요. 뭐라 나오는지.
‘익살스러운 농담’이라는 말과 함께 생리학 용어로 ‘체액’을 의미한다고 나올 것입니다.
옥스퍼드 영영사전에서 찾으면 3번 항목에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old use) one of the four liquids that were thought in the past to be in a person's body and to influence health and character
체액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체액 이론은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된 이론으로 의학이나 점성술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인들은 별자리도 체액설에 따라 구분하였는데, 양자리와 사자자리와 궁수자리는 불, 황소자리와 처녀자리와 염소자리는 땅, 쌍둥이자리와 천칭자리와 물병자리는 공기, 게자리와 전갈자리와 물고기자리는 물입니다.
체액설을 보고 떠오르는 개념이 없습니까? 혹시 혈액형이 떠오르지는 않는지요? 체액도 네 가지, 혈액형도 네 가지입니다. 체액이 인간의 건강이나 성격에 영향을 주듯, 혈액형도 인간 성격에 영향을 준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혈액형 성격 분석에 열심인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제 혈액형 성격 분석이 잠잠해지니 새로운 성격 분석이 유행입니다. 바로 MBTI 성격 분석입니다.
2. MBTI
학지사에서 출간된 <심리학의 이해>에서 설명하는 성격에 대한 항목들을 일부 옮겨 적어 보겠습니다.
1. 성격은 한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독특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안정된 인지적이고 정동적인 행동 양식으로서, 성격을 정의할 때 독특성과 일관성, 행동 양식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성격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은 타고난 체형이나 유전적 영향 등 생물학적 요인, 개인이 속한 가정과 사회, 성별 등에 따라 경험하고 타인과 가지는 관계에 영향을 받는 환경적 요인, 두 요인의 상호작용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중략)
4. 에릭슨은 성격의 발달이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개인에게 요구되는 과업을 어떻게 해결하였느냐에 따라 개인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전 생애를 총 여덟 개의 발달 과업으로 나누었다. (후략)
심리학자 에릭슨에 따르면, 성격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성경은 MBTI 검사를 한 시기의 성격으로 규정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MBTI 검사는 신뢰할 만한 검사일까요? 그 검사는 얼마나 정확한 검사일까요?
제가 조사한 바로는, 성격 검사에는 크게 관찰법, 질문지 법, 투사법이 있고, 질문지 법 안에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와 MMPI-2와 PAI검사가 있습니다.
<심리학의 이해>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검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인간 행동은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결과라는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된 성격 유형 검사다. (중략) MBTI는 정신 선호 경향성을 찾고 그러한 경향성이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사회적인 역할을 위해 선택하고 있는 방식에 반응 표시를 하는 경우가 있어 자신의 선천적인 경향성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극단에 치우친 값보다 중간에 근접한 점수를 얻기 쉬우며, 한두 문항이ㅡ 응답 결과에 따라 유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해석 시 검사자와 면담을 통한 결과의 해석이 중요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사람들의 유형을 배타적인 범주로 구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위의 설명문에서도 말했듯이, MBTI 검사 결과가 여러분의 성격을 말해주는 정확한 지표는 아닙니다. 여러분이 검사를 한 때의 심경의 변화나 컨디션에 따라 검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혈액형이나 MBTI로 범주화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우리 혈액형과 MBTI는 개나 줘버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