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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라가 그리는 미래의 꿈

손원평의 '젊음의 나라'를 읽고

by 강상도


손원평의 ‘젊음의 나라’를 읽는 내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생각났고 책과 영화를 비교할 때 비교적 역설적 이야기라 단정 짓기도 했다. 노인의 유토피아적 세계와 젊은 세대의 디스토피아의 상반된 이야기가 미래에 어떤 삶으로 가는지 궁금했었고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고령화, 저출산, AI, 혐오와 차별, 이민자, 자본주의, 존엄사 등 현실이 된 미래 사회의 여러 단면을 주인공을 통해 많은 생각을 담아내게 한다.


"미래는 언제나 상상을 뛰어넘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현재를 점령한다."


스물아홉의 주인공 유나라는 AI 기계에 대체되는 삶이 버거웠고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나라에도 꿈은 있다. 바로 시카모어 섬에 정식으로 입도해 배우가 되는 것이다. 국내 최대의 노인 복지 시설인 유카시엘에 상담사로 채용되면서 다양한 시니어를 만나 경력을 쌓아 그녀의 꿈을 찾아가는 이 이야기가 단지 한 사람의 꿈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문제를 바라보고 거부할 수 없는 미래를 앞두고 우리가 어떤 태도로 나가야 할지 고민과 성찰을 마주하게 된다. 머지않아 현실이 될지도 모를 소설 속 이야기가 단지 불편해도 불편함을 감수하는 그런 시간이 우리에게는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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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낼 수 있는 데까진 살아낼 거야. 물론 끝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다시 무너지고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될지 모르지. 그러면 또다시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어두운 희망을 꿈꿀지도 몰라. 그런데 나라야, 그전까지 내겐 시간이 있어.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충분한 시간이. 그걸 알려준 게 너야. 그러니까 너도 네 마음이 이끄는 걸 끊임없이 찾고 좇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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