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귤꽃향기
4월부터 달콤한 향이 공기 중에 떠있었다.
바람에 실려있는 향의 정체가 뭘까 고민했다.
아카시아 꽃 향기 같기도 하고, 라일락 꽃향기 같기도 하고, 등나무꽃 향기 같기도 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향의 정체가 궁금해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렸다.
은은하면서 소박하고, 입속에 침이 고이게 하는 달콤함의 정체를 찾지 못해 어리둥절했다.
햇살이 가득한 날 산책을 나갔다가 돌담너머에 무의식적으로 눈길이 갔다.
귤나무 끝에 하얀 무언가가 달려 있었다.
신기한 마음에 다가갔다.
무성한 잎사이에 팝콘 같기도 하고 작은 솜뭉치 같기 한 하얀 꽃이 달려 있었다.
조롱조롱 달려 있는 귤꽃에서 달콤한 향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미스터리했던 향이 귤꽃향기임을 알았다.
밤하늘 별들이 반짝이는 시간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결에
달콤한 귤꽃향기가 코로 들어와 가슴에 내려앉는다.
밤에 날아오는 귤꽃향은 기억 속 아련한 그리움을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