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성당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어반을 하러 가면서도
누군가 나를 보거나
그림을 볼라치면
부끄럽고 쑥스러워
스케치북을 덮어버리고
도망을 치기 일쑤다.
지난 주말
남원성당의 소박함이 마음에 들어
주차장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
성당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케치를 다하기도 전에
예배가 끝난 모양인지
성당 입구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당황한 나는 차 안으로 피신을 했다.
무얼 하느냐 묻는 이도 없는데
부랴부랴 그리던 그림을 정리하고
부리나케 성당에서 나왔다.
누군가 지켜본다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
내 소심함.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어쩌겠는가.
나는 그런 사람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