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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Dec 29. 2020

우유부단한 성격이 나쁘다는 건 아니야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 이곳저곳 매장을 들락날락해도 결국 옷을 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허다하다. 여러 가지 이유 중 결정적인 딱 한 가지 결국 선택을 못한다는 것이다. 무언가 사야겠다고 생각을 하고서 며칠 동안 인터넷으로 열심히 찾아보기만 할 뿐 결국 사지 않은 적이 많다. 


물건을 사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로 선택을 못하는 것 들이 너무 많다. 이러한 결정 장애 그리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지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낸다. 오랜 고민과 많은 노력 끝에 구매한 물건들을 보면 진작에 살껄 이라는 후회를 하거나, 안 사길 잘했다는 자기합리화를 시키곤 한다. 


우유부단하다, 추진력이 없다, 실행력이 없다는 말보단 신중하다는 말로 나의 성격을 포장하고 싶어진다. 5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지루한 삶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나마 평범하게 먹고 살 만치의 월급을 받기 위해서 재미없는 직장 생활을 앞으로 쭉 해야 하나라는 허무함이 들기도 하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인생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얕은 다짐을 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싶다는 철없고 추상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 생계유지의 기본이 되는 돈 때문에 다시 현실 속 제자리로 돌아온다. 나에게는 고치기 힘든 버릇이 하나 있다. 지키지도 못할 계획이나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발설하고 퍼뜨리는 일이다. 결국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혼자서 추측하고  판단한다. 끝을 보지 못하고 결국 다른 계획을 세우고 차선을 바꾼다. 


한 가지에 미친 사람이 부럽다. 오직 한 가지에 몰입하는 열정적인 모습, 그 얼굴에서 표출되는 행복한 표정.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또 열등감에 휩싸여 내 스스로 자존감을 낮추거나 스트레스를 만들어 낸다. 우유부단한 성격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지. 어쩌면 그 한 가지를 위해 많은 것들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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