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밥 짓기/김신영
수많은 독과 가시로 무장한 언어가
단백질과 수액, 풍정(風情)한 열매로
한 사람 밥상에 오롯이 오르기까지는
억겁 동살을 지나야 한다
하나, 물기를 너무 빼지 말고
언어가 거칠고 딱딱하지 않도록
적당하게 소금을 뿌리는 것도 관건
둘, 언어 위에 한 꼬집의 소금과
세 꼬집의 통후추로 간을 하여
오오래 시간을 넣고 기다려야 한다
셋, 언어를 노릇하게 구워내는 일은 가장 중요하여
스스로 보기에도 노릇하다면 알맞게 익었다는 뜻
아직도 핏빛이 남아 있다면 더 구워야 한다네
넷, 특급호텔에서 구운 언어처럼
오래고 깊은 풍미, 그 향이 올라올 때
고유한 언어가 혀끝에 아삼삼하다
노을 비끼는 하늘 순정, 날카롭게 베이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