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by 김지홍

내 왼손에는

너의 오른손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햇살 아래에 있는 네가 낯설었다

우리는 늘 달빛 아래 드리운 얼굴만 봤으니까


별을 찾으러 간 날

사실 우린 구름을 더 많이 봤다

가려졌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지만


실은 달도 별도 안중에 없었고

다 흘러버린 아이스크림처럼 엉겨 붙은

손과 숨, 그거면 된다고


사는 일이 지옥은 아닌데

자주 울었다

순응도 수용도 하지 못해서


우리의 불행이 온전히 우리 탓이었다면

차라리 아프지 않았을까

때로는 가능성이 사람을 무너트렸다


이제 내 왼손에는

나의 오른손

우리는 각자 포장될 테지만


그래도 젖어드는 밤에는

날 생각하기로 해

보이지 않아도 널 바라보는 이가 있다고


상처와 꽃과 낙엽

변화하는 너의 계절을 바라볼게

3.8센티미터쯤은 멀어졌대도


그러니까

난 너의 위성

영원히 네 곁을 공전할




작가의 이전글빵점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