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暗殺)

최경식, 《암살의 역사》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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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변의 역사》, 《숙청의 역사》에 이어 최경식의 《암살의 역사》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암살(暗殺)’의 사전적 정의부터 찾아봤다.

사전에는 간단하게 “몰래 사람을 죽임”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암살은 보통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대상도 보통은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사람인 경우를 말할 때가 많다. 이어보면, 암살이란 “사회,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몰래 죽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가지. “몰래”라는 것의 의미도 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도 그렇지만, “몰래”라는 행위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암살이라고 할 때가 많은 것이다. 대신 (역시 이 책 <서문>에서 쓰고 있듯이) ‘비합법적’이라는 표현이 ‘암살’이라는 정의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그런 암살 사건 20가지를 다루고 있다.

한국사에서 10건, 세계사에에서 10건.


한국사에서 꺼내든 10건의 암살은, 김구 암살과 박정희 암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암살설’에 해당한다. 암살의 의심되는 정황이 다분하지만, 암살이라고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다. 역사가 그런 암살로 이득을 본 이들의 손에서 쓰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실제로는 암살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암살, 혹은 암살설이 도는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권력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역사를 바라보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 한국사의 이야기들은 최경식이 이미 다뤘던 얘기들이 많다. 표현도 똑같은 경우가 많다.)


훨씬 흥미롭게 읽게 되는 것은 세계사의 암살 사건 10건이다.

남북 전쟁 막바지에 벌어진 링컨 암살,

제1차 세계대전을 불러온, 이른바 ‘사라예보 사건’이라 불리는 페르디난트 황태자비 암살,

러시아 제정 말기 혼란을 불러온 요승 라스푸틴 암살,

소련 권력 다툼의 마침표를 찍은 스탈린의 트로츠키 암살,

실패로 끝난 ‘발키리 작전’, 히틀러 암살 미수,

비폭력을 주장하고 실천했지만, 결국 자신은 종교 갈등 속에 암살당한 인도의 간디,

시대 아이콘이었던 케네디의 암살,

비폭력 흑인 민권 운동가였던 마틴 루서 킹 암살,

그리고 레이건 암살 미수와 중동 평화를 이끌었던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의 죽음.


모두 그 사건 자체는 알고 있지만, 그 앞뒤 사정에 관해서는 앎의 깊이가 다 달랐던 사건들이다. 이제 그게 엇비슷해졌다.


추가로 좀 더 알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발키리 작전 때, 슈타우펜베르크 등은 히틀러가 죽은 것으로 알고 나치 일당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했었다는 것.

간디를 죽인 범인이 이슬람교인이 아니라 힌두교인이었다는 점.

레이건 암살 미수 사건이 레이건 임기 매우 초기에 벌어졌다는 점(범인이 조디 포스터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

그리고 사다트에 대한 암살이 암살이 아니라, 사열 중 집중 사격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아마 읽었었을 텐데 별로 기억이 잘 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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