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초등학교의 수학시험은 한 학기에 두 번 치러진다. 시험이 끝나면 채점한 시험지를 돌려주어 부모의 확인을 거친다. 그 채점된 시험지를 확인하면서 초등학교 수학문제 형태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한 시간짜리 수학시험에서 학생들이 풀어야 할 문항 수는 35개에서 많으면 45개 정도이다. 문제 유형은 객관식이 전혀 없는 단답형(60%)과 서술형(40%)으로 되어 있었다.
점수는 문항마다 차이가 있었다. 전체 60%를 차지하는 연산문제는 1점씩, 나머지 응용문제는 3점 내지는 4점씩. 여기서 특이한 점은 보너스 문제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어렵다고 해서 ‘크노블라우흐 아우프가베(Knoblauch Aufgabe, 마늘문제)’라 불리는 이것은, 풀어도 그만, 안 풀어도 그만인, 말 그대로 보너스이다. 하지만 만점을 노리는 친구들은 혹시라도 잃을 점수에 대비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서술형 문제의 풀이과정이다. 문제에 해당하는 식과 풀이과정, 그리고 정답을 적는 것까지는 한국과 동일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 답 즉, 숫자가 갖는 의미를 적어 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5명이 10조각된 피자 한판을 놓고 공평하게 나눈다면 한 명당 몇 조각씩 먹을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이 나오면, 우리 같으면 ‘10/5=2’로 끝난다. 그런데 독일에선 숫자 ‘2’가 갖는 의미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즉, “2조각은 피자 한판을 놓고 5명이 공평하게 나눌 때 한 명당 먹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라고 말이다. 이것을 놓치면 만점을 얻지 못한다.
숫자가 갖는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대학교 시험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수학과 통계시험 문제에서 결과로 나온 숫자의 의미를 반드시 적어 주어야 한다. 그렇게 수학은 계산이 목적이 아니라, 숫자가 주는 의미를 읽어내는 것임을 그들은 어릴 때부터 익혀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