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법, 패스트트랙 지정이 필요하다

6호 태풍 카눈으로 몇 자 고쳐 다시 쓰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자연재해, 특히 홍수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거나 유실될 때 이는 바로 인명 사상으로 이어지는 위험을 초래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시간과 장소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6호 태풍 카눈으로 전국적으로 폐쇄/통제되는 도로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난 정보의 실시간 수집과 공개가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통행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재난 상황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응급 서비스를 제때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재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교통정보는 도로 폐쇄 안내, 대체 경로 제공, 피해 지역 통과 방법 등이다. 실시간 재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적절히 제공할 경우 위험한 도로를 회피하여 안전하게 재난 지역을 빠져나올 수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앱은 교통정보를 즉시 반영하여 경로를 설정하고 있다. 침수 도로나 폐쇄 구간과 같은 재난 정보를 반영할 수 있으면 내비게이션 앱은 이러한 위험한 도로를 회피하도록 경로를 설정하여 운전자가 안전하게 재난 지역을 탈출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재난 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내비게이션 앱과 연동하여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제공되는 정보가 소프트웨어로 수집/가공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 형태이어야 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약칭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현실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문서로 발표하는 형식이어서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전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때 정보의 가공과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제공되어야 한다. 물에 잠긴 도로 정보를 종이 문서로 브리핑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다. 침수 도로 상황을 디지털 데이터로 실시간 제공하여 내비게이션 앱에서 서비스될 수 있어야 한다. 내비게이션 앱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홍수뿐만 아니라 여러 기후 재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운전자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통행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재난 정보의 디지털 공개다.

안전에 관한 정보가 디지털 형태로 공개하도록 하는 재난 안전법 개정안은 이미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안전에 좌우가 있을 수 없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여야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민생법안인 본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안건 (속칭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야 한다. 국회는 가능한 빠른 시간에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