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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Aug 26. 2023

GTX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불평등한 교통투자를 바로잡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흔히 GTX로 불리는 대심도 지하철 4개 노선 건설에 투자되는 금액은 19조를 상회한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에 소요되는 예산이 4조 5천억이니 GTX의 투자금이 얼마나 큰 금액 인지 금방 짐작할 수 있다. 광역급행철도 건설에 따라 노선 통과 지역 주민의 이동권이 개선되고 궁극적으로 역사가 신설되는 수혜지의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지역발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해당 노선의 정차역과 환승역 선정 그리고 노선 연장 등 다양한 주제로 열띤 논의가 진행 중이다. GTX 건설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사항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가면서 수도권 교통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이라는 목표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수도권의 대규모 교통 인프라 투자는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통문제 완화라는 명분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교통 인프라 건설은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격차를 더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지하철 역세권이 특별히 지가가 높은 이유와 같이 GTX 건설은 수혜지역의 지역발전 효과를 부가적으로 창출할 것이다. 따라서 특정 지역의 대규모 교통투자는 전국을 대상으로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투자의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수도권 광역도시권의 고속 대중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계획이나 투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못하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교통 인프라 건설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또 다른 이유는 수도권에 대한 대중의 인식 때문이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수도권의 교통은 편리해야 하고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곧 국격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서울, 인천, 경기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지역총생산 또한 전국 대비 52.8%를 차지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수도권 교통 혼잡을 줄이고 대기 오염을 완화하며 출퇴근을 원활하게 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GTX와 같은 수준 높은 대중교통 체계를 마련하고 신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등 수도권 교통인프라 투자에 무엇보다 적극적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교통 인프라 투자는 불균형한 지역 격차를 더 심화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수도권에 교통 투자가 집중되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고 인구수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의 인프라 투자를 소홀히 할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모빌리티 서비스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대중교통시설과 교통인프라로 이동의 불편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종국에는 지방의 경쟁력이 낮아져 수도권 집중을 더 가속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불평등한 투자로 인해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는 악순환되는 구조가 고착되는 것이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대한 교통인프라 특히 대중교통 시설에 대한 균형 잡힌 투자가 가지고 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지역 간 형평성이 높아지고 사회적 포용성이 증진된다. 우리 국민 모두는 거주하는 곳의 지리적 위치와 관계없이 누구나 안정적이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이동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농촌 및 교외 지역의 일자리, 교육, 의료 및 기타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어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될 수 있다. 또한 사도삼촌(四都三村)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 즉, 4일은 도시에 거주하고 3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


교통 인프라 건설은 해당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교통 인프라 예산에는 반듯이 지역 간 비례 원칙이 필요하다.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투자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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