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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트 김 Jun 06. 2023

스페인 여행중 만난 사람들 2 - 미국인 데이비드


5월 5일, 토레스델리오에서 로그로뇨까지 20Km를 걷는 일정이었다.


오후 1시경 지친 몸으로 로그로뇨(logrono)의 숙소에 들어섰다. 여기서 며칠 전 만난 적이 있는 미국인 데이비드를 재회한다. 물론 산티아고 여행중에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러나 로그로뇨라는 큰 도시에서 같은 숙소에 묶게 되는 것은 특별한 인연이다. 


 <David와의 재회>


바로 옆방에서 나오는 데이비드를 발견하자, 반갑게 인사를 하고,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같이 나가게 되었다. 


그와 함께 시내로 나선다. 걸어서 5분 거리에 로그로뇨 대성당에 도착하였다. 그 대성당 주위를 한 번 맴돌고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로그로뇨 대성당


로그로뇨 대성당 2


산책을 마치고 성당 주위에 있는 Bar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케밥 하나를 시키고, 데이비드는 점심을 이미 했다고 해서 음료 하나를 주문했다.



<미국인 데이비드와의 인생 대화>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먹을 테니 당신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고..그래서 그의 인생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래는 그의 스토리 내용이다.



"어려서 부친이 사업을 하겠다며 집을 나갔고 그때부터 모친 혼자만의 힘으로 자식들을 키웠다. 모친 혼자만의 돈벌이로 생계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대학은 언감생심이었고, 고등학교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하였다. 2년정도 하고 나왔다. 제대후 항공기운항학교(3년제)에 입학하였다." 



"그리고 졸업후 항공기 파일러트 직업을 시작하였다. Fedex 등 화물항공기를 조종하였다.(조종하다를 영어로 fly한다고 말했음) 그에게 인생의 전기가 왔다. 조지 H. 부시(흔히 아버지 부시라고 불림. 미국의 41대 대통령 역임. 1993년 퇴임)의 대통령직 퇴임직후 그의 개인비행기 파일로트로 채용되었다. 조지 H. 부시의 파일로트로 고용되기 위해 그는 background check라는 신원조회를 거쳐야만 했다. "



background check는 미국에서 공직이나 비밀업무를 취급하는 직책에 채용되기 전에 수행되는 신원조회를 말한다. (조지 H. 부시 대통령이 퇴임한 해가 1993년이니 데이비드는 그 때쯤 채용된 듯 하다.)


그는 이어서 계속 한다. "조지 H. 부시대통령의 파일로트를 그만 둔 후 개인비행기 조종사를 계속하였다. 개인비행기를 소유하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다."


내가 물었다. 부자들이 개인비행기로 어딘가로 움직일 때 한 팀이 따라붙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는 이어서 설명합니다.


"고용주는 보통 항공기 타고 혼자 떠난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에서 내린 후 나는 일종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술회한다.


"고용주가 새 비행기를 구매하려고 했다. 그때 비행기 구매업무를 맡게 되어 그는 항공기 판매딜러를 만났다. 그 딜러는 유태인. 그가 데이비드에게 만일 이 항공기 딜을 성사시킨다면 리베이트를 주겠다고 제안을 해 왔다. 그는 대답했다. '만일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그 돈을 꺼내 지불한다면 받겠다. 그렇지 않으면, No.' 결국 그 딜은 성사되지 못하였다. 그 딜러는 항공기 판매대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떼서 데이비드에게 리베이트를 지불할 심산이었던 것이다."


데이비드는 당시 이런 생각으로 딜러의 제안을 거절하였다고 회고하였다.


"만일 비행기 구매 건에 있어 고용주가 날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면, 고용주는 자신의 생명을 좌우할 항공기의 조종을 어떻게 나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직업윤리가 투철한 미국인의 전형을 보는 듯했다. 


나는 말했다.


"사람들은 당신이 모셨던 부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있어 할 것이다. 당신과 같은 개인비행기 조종사 겸 수행비서는 unique career였다. 그러니 한 번 생각해 보라." 고 말하였다. 그는 그냥 웃었다. 



<미국인 데이비드가 산티아고길을 달리는 방법>


그는 키는 170~173센치정도 되는 키이고, 체중이 표준 또는 표준에 약간 미달한 것으로 보이는데, 몸을 만져보니 근육질의 몸매를 갖고 있었다.


그는 이 산티아고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달린다(running)고 말한다. 하루에 대략 7km 정도를 달린다고 한다. 나머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숙소에 도착하면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그는 미국에 running 개인 코치가 있다. 수시로 코치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자신의 달리기 거리, 휴식, 단백질 등 영양 섭취문제에 계속 상의하는 것 같았다.



<데이비드의 가족>


그에게는 딸이 세 명이 있다고 한다. 손자들도 몇 명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인과는 이혼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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