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장에서 듣는 영화 음악의 감동
영화 음악은 영화를 더욱 몰입감 있게 만들고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영화를 만들면서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 음악을 딱 들으면서 영화가 생각나거나 그 영화의 장면이 순간순간 생각나는 것만 봐도 음악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스 짐머가 작곡한 곡들 중 규모가 큰 영화들은 사운드 역시 웅장하기 때문에 그런 영화 음악을 실시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년 이맘때에도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봤고 지휘자의 지휘에 신선함을 느꼈었던 게 생각나서 이번 콘서트도 지휘자를 유심히 봐야겠다 싶었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나 역시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시작으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관객들이 바로 집중할 수 있는 연주를 보여줬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 공연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느꼈던 감정을 이 글로 담기가 어렵긴 하다. 그러나 나는 공연을 보면서 연주 규모에 엄청 놀라기도 했고 들썩들썩 신나기도 했고 감정적으로 굉장히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순간순간 매 곡마다 엄청 집중해서 들었기 때문에 참으로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사 없는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이 공연 속 음악을 들으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우선 실시간 빨라지는 음악 속도에도 집중력 있게 악보를 넘기는 연주자들의 모습이었다. 그 절묘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생각하기도 했다. 또한 지휘자의 지휘가 굉장히 경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통 튄다고 해야 하나? 가볍고 신나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다른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면 지휘자의 지휘를 지켜보고 싶어졌다.
또한 '콘트라베이스'라는 악기를 알게 된 것이다. 아마 그동안 봤던 오케스트라 공연 중 콘트라베이스가 있었을 텐데 기억이 안 난다. 다만 이번 공연에는 엄청 내 눈에 띄었다. 첼로보다 큰 저 악기가 뭔지 너무 궁금해서 검색해 봤고 묵직한 음이 좋았다.
이 외에도 클래식한 악기 외 드럼, 전자 기타도 공연에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풍성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악기가 주는 소리가 조화롭게 합쳐졌기 때문에 공연을 나 포함 많은 관객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곡은 2부 마지막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다. 엄청 어릴 때 봤던 영화인데 이 영화 속 음악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에게 그만큼 강렬했던 음악이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했는데 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으면서 바다의 넓고 깊은 한계가 없는 느낌을 느끼기도 했고 이 영화 시리즈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것은 영화를 보면서 듣는 음악과 실제 연주로 듣는 음악은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잘 모르는 공연들도 날것 그대로 보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향유를 했었는데 이렇게 잘 알고 있는 음악이라고 할지라도 실제로 내가 경험하면 와닿는 게 참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이 콘서트를 또 오고 싶다. 그러면 지금과 내가 느끼는 것들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호기심과 함께 다가오는 문화 향유의 시간 속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알고 향유한다면 또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졌고 앞으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