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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Mar 30. 2021

[Review] 책::가장 단호한 행복


 2월 구정 이후로는 내 일상은 하루하루가 정말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오늘은 3월 30일. 벌써 3월이 하루하고도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책을 읽었지만 사실 이 책이 오고 읽기 시작하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이런 내용의 책이라는 걸 모르고 신청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아트인사이트에서 초대되는 모든 문화 초대를 어떤 내용인지 꼼꼼히 살피곤 신청했다. 그러다 보니 도전적으로 접한 문화도 있었고 익숙하거나 흥미로운 소재의 문화도 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늘 중시하는 '행복' 이란 단어와 '불확실한 사회'라는 현실을 보고 신청을 했고 철학과 연결된 내용이라는 사실에 잠깐 놀랐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렇게 책을 선택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 수험생 시절 공부했던 철학과는 다르기를 바라면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초반부터 나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p.47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중략) 특히 몸, 인간관계, 경력, 평판, 재산은 늘 뜻대로만 되지는 않습니다. 


20대 후반에 접어든 나에게 지금 삶이 어때? 라고 물어본다면 과거보다 행복해! 라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은 내 인생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대 때는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되리라 생각했다. 대학 입시, 친구가 가장 중요했던 시간이었는데 생각해보면 내 마음대로 된 것이 없었다. 다 된다고 생각한것이 틀어지자 나는 엄청나게 큰 상처를 받았고 좌절했다. 그리고 많이 고통받았다. 20대 초중반까지도 마음을 비우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내 기준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이 큰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이 마음이 조금씩 비워지고 있었고 그 후에 나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삶을 집중할 수 있었다.  


p.96

절망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참 직설적인 말이지만 사실이다. 절망하고 오는 우울감과 슬픔은 스트레스가 됐고 내 일상을 쥐고 흔들 만큼 강력하다. 감정에 의해 내 일상이 동요되는 것을 계속 지켜보면 해야 할 일도 제때 할 수 없기 마련이다.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그것을 다루는 것은 오로지 내 인생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절망보단 희망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 


 p.149

남들을 의식하기보다 혼자 조용히 움직이는 것입니다.  


과거에 내가 이 문장을 봤다면 '아 알아. 누가 이 말을 몰라? 근데 마음처럼 안되는걸 어떡해!' 하면서 언짢게 봤을 거 같다. 그만큼 나에게는 타인을 의식하는 일이 당연했고 많이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타인보다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서 공감되는 문장이었다.  


내가 공부했던 철학 속 학자들이 나왔지만 그들의 이론을 이렇게 작가의 시선과 함께 읽은 책은 처음이라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과거보다 더 많이 현실적이고 단순해진 나지만 아직도 이 철학을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더 많은 마음 수양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사실 정말 냉정하고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이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인 만큼 이 냉정한 곳을 열심히 걸어가며 중간중간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차갑기도 했으며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따뜻하기도 했다. 


내가 가는 길에서 내가 혼란스러울 때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봐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 이야기인가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정보> 

가장 단호한 행복 

지은이

마시모 피글리우치 

옮긴이 : 방진이 

출판사 : 도서출판 다른 

분야

철학일반 

규격

124*188, 양장 

쪽 수 : 216쪽 

발행일

2020년 11월 30일 

정가 : 14,000원 

ISBN

979-11-5633-305-0 (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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