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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Apr 15. 2020

3. 너는 다이아몬드다

찬희에게

3. 너는 다이아몬드다    


너의 어릴 때 별명은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보석이다. 그러므로 너도 보석이다.    


극도로 예민하게 태어난 너는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고 만지기라도 하면 악을 쓰며 울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인형처럼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너의 머리를 쓰다듬고 볼을 만지며 관심을 표현하고 우는 네 모습조차도 귀엽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만지면 우는 너를 만지지 못하게 하고 싶은데 “찬찬찬은 만지는 것을 싫어해요”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다. “얘는 다이아몬드예요. 만지지 마세요”했다. 그렇게 다이아몬드는 너의 별명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울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했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특별한 의미가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보물이기도 하지만 단단한 유리를 자르거나 구멍을 뚫는 등 매우굳은재료를다룰 때 사용한다. 음악치료사가 되어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겠다는 너의 꿈은 이미 오래전에 예정되었던 것이 아닐까. 다이아몬드가 단단한 재료에 구멍을 내거나 자르는 데 사용되는 것처럼 음악치료사는 마음이 굳어 닫혀버린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포근한 사랑을 담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된너의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행복하다. 


다이아몬드 같이 귀한 보석은 나무상자 안에 있어도 황금 상자 안에 있어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고 여전히 고귀한 가치를 유지한다. 지금 너는 나무상자 안에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네가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만큼 부자가 아니다. 왜 엄마는 돈이 없느냐고 묻는 너, 글쎄 엄마가 돈이 많아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엄마도 엄마의 엄마가 돈이 없어 간절히 하고 싶었던 공부를 제때 하지 못하고 너를 낳은 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절박함에 공부를 했단다. 그리고 지금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며 전문가로 살고 있다. 너도 너의 가치를 세상에 드러낼 날이 오리라 믿는다.


 짧지만 독특한 소설로 유명 작가가 된 사람이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를 통해 마치고 성수동의 한 주물 공장에서 10년가량 일하던 노동자였다. 그런 그가 정식으로 등단하지도 않았고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는데 짧은 소설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살인의 정석》의 저자 김동식 작가다. 2017년 12월 <회색 인간>이라는 첫 단행본을 출간한 이후 계속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며 독자를 만나고 있다. 2018년에는 ‘오늘의 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제13회 ’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카카오스토리에 연재하여 30만 독자를 사로잡았던 <살인의 정석>이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동식 작가도 나무상자 안의 다이아몬드였다.    


모든 아이는 다이아몬드다. 귀하고 소중한, 그래서 존중받고 사랑받아 마땅하다. 

특별히 너는 더 그렇다.

-무조건 너를 지지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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