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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코르도바] 빛과 그림자, 모스크-대성당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남유럽여행

by Kyros YN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전경 © Michel Gauthier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근처 예정된 주차장은 초만원, 자리를 찾아 몇 바퀴를 돌며 램프를 올라서는데 바로 앞에서 승용차 한 대가 빠져나간다. 양쪽 주차 차량과 접촉 위험이 없는 널찍한 독립 주차 공간이다. 아내는 자동반사로 “Thanks God”을 말한다. 크고 작은 곤경에서 매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진정한 행운이고 감사할 일이다.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

(Mezquita-Catedral de Córdoba)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은 "2층 아치(Two-tiered Arches)"와 정교한 건축물을 통해 빛이 만들어내는 매혹적인 상호작용을 묘사하여, “빛과 그림자의 성전(The Temple of Light and Shadow)”이라 불린다.


이곳은 스페인에서 오메이안 양식(Omeyan Style)의 온전한 진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기독교 부분의 고딕(Gothic), 르네상스(Renaissance), 바로크(Baroque) 양식의 특징도 함께 볼 수 있는 서구 이슬람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기념물 중 하나이다.


Mezquita_de_Córdoba_desde_el_aire_(Córdoba,_España)-Toni Castillo Quero-cp-3x2.pn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항공 뷰 © Toni Castillo Quero


이 장소는 고대부터 다양한 신들의 숭배 장소로 사용되어 왔으며, 한동안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아브데라만 1세(Abderraman I)는 전체 부지를 인수해 바실리카(Basilica)를 철거하고 최초의 알하마 모스크(Alhama Mosque)를 건설하였다(출처: https://www.turismodecordoba.org). 포르티코(Porticos, 玄關)가 있는 중정(Sahn)과 기도실(Haram) 두 구역으로 구성된 이곳은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스크린샷 2025-10-06 110302-cp-3x2.pn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안내도 © Gonzalo Durán López


이곳은 월요일~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과 종교적 휴일은 오전 8시 30분~11시 30분 그리고 오후 3시~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13(약 2만2천원)이며, 오전 8시 30분~9시 30분 개별 입장 시 입장료는 무료이다.


입구의 자갈길을 건너자 초록색 오렌지가 탐스럽게 열려 있고, 사이프러스(Cypress)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정원이 우리의 시선(視線)을 끈다.


20231020_170622-cp-1.pn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정원 © Kyros YN 2025


정원을 지나면 자갈길 맞은편에 매우 단출해 보이는 건물이 나타난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긴 회랑 양편에 코르도바 이슬람 유산의 시각적 상징인 2층 아치와 대리석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서 있다.


20231020_170542.jp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입구 © Kyros YN 2025



20231020_164832-cp.pn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회랑 © Kyros YN 2025


2층 아치는 기둥식 홀에 시각적 리듬과 고도감을 조성하기 위해 붉은색과 흰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줄무늬 부수아르(Voussoir) 디자인 또는 다색 아치(Polychrome Arches)라 한다. 건축학적으로 이 스타일은 무어식 또는 이슬람식 말굽 아치(Moorish, Islamic Horseshoe Arches )로 알려져 있으며, 붉은색은 일반적으로 벽돌, 흰색은 석회암이나 대리석으로 만든다. 초기에는 로마 및 비잔틴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으나, 알-안달루스(Al-Andalus) 우마이야(Umayyad) 왕조 건축의 상징적 특징으로 완성된다.


33218161314_4bb0e5d81b_o-Andrew Smith-cp-4x3.png ▲ 모스크-대성당 이슬람식 말굽 아치, 줄무늬 부수아르(Voussoir) 디자인 © Andrew Smith


큰 기대 없이 들어선 대성당 내부는 예상대로 별다른 감흥이 없다. 정복자의 의지에 따라 모스크에서 성당으로 뒤바뀐 내부 장식은 섬세함, 우아함, 장엄함 등 어느 것 하나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20231020_164325-cp.png ▲ 코르도바 모스크-대성당(Mezquita-Catedral de Córdoba) 내부 © Kyros YN 2025


게다가 내부의 성물(聖物)과 예술품 등은 거의 철창에 막혀서 접근은 고사하고 단순한 감상도 어렵다. 사진 촬영도 여의치 않아 상당히 답답한 모양새로 보인다.


20231020_164540-cp.png ▲ 철창에 가로막힌 예수 십자가 상 © Kyros YN 2025


대성당 곳곳에 화려한 황금색 성물이 있다. 중양에는 독일 금세공가 엔리케 데 아르페(Enrique de Arfe)의 “성체 현시대(聖體 顯示臺, Monstrance)”가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31020_163759-cp.png ▲ 황금빛 성체 현시대(Monstrance) © Kyros YN 2025


일반적인 모스크와 유사하게, 대성당 내부 기도실은 금박을 입힌 돔형 천장(Cúpula de la Maqsura)과 기도용 벽감(壁龕, Mihrab)으로 장식되어 있다. 미흐랍(Mihrab)은 모스크 내에서 기도 방향을 표시하는 틈새(Niche) 또는 장식 패널을 의미한다.


20231020_163212-cp.png ▲ 기도실 돔형 천장(Cúpula de la Maqsura)과 기도용 벽감(Mihrab) © Kyros YN 2025



20231020_163340-cp-Half.png ▲ 금박을 입힌 돔형 천장(Cúpula de la Maqsura) © Kyros YN 2025



20231020_163434-cp.png ▲ 기도용 벽감(Mihrab) © Kyros YN 2025


단조로운 스테인드글래스(Stained Glass)를 통해 들어온 햇살이 대성당 내부 기둥을 오색으로 비추고 있다.


20231020_165301-cp.png ▲ 원형 스테인드글래스(Stained Glass) © Kyros YN 2025



20231020_165238-cp.png ▲ 햇살이 그린 스테인드글래스(Stained Glass) 오색 꽃 © Kyros YN 2025


유럽 여러 나라 명소를 두루 여행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건축물과 예술품은 자연스럽게 비교의 대상이 된다. 각각의 고유한 매력이 있지만, 처음 마주하던 감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신선함과 기대감이 무뎌지는 우리의 느슨한 정서(情緖)가 다소 얄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231020_222919-cp.png ▲ 파라도르 휴식 공간 © Kyros YN 2025


느지막하게 호텔디너를 마치고,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흰구름과 전원 풍경이 오늘 여정의 피로를 씻어준다.


jaen_hab_2-4x3.jpg ▲ 발코니 너머 전원 풍경 © Jaen Hab



20231021_091550-cp.png ▲ 구름 덮인 하엔(Jaén) 올리브 마을 © Kyros Y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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