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네이버 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로 분사하기로 밝히며 또 한차례 페이전쟁의 서막이 알렸습니다. 네이버 측은 새로운 금융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로 미래에셋을 선택했는데요, 미래에셋을 통해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17년 '카카오페이'를 자회사로 설립했고, NHN도 같은 해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 사업과 광고 서비스 등을 'NHN페이코'로 분할했으며, 얼마 전 한화생명보험과 너브로부터 총 7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페이의 2018년 거래액은 10조 8000억원, 카카오페이는 20조 원입니다.
누적 가입자는 각각 3천만 명이며, 카카오페이의 월 이용자는 1900만 명에 이릅니다.
국내 신용카드 결제액은 680조로 (2018년 기준) 이와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우리카드의 2018년 실적이 54조인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결제 시장에서 이들이 얼마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결제를 시작으로 송금, 청구서, 인증, 배송, 환전, 보험 등 온라인으로 지불 가능한 모든 수단을 대체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22조 원이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거래액을 초과 달성한 것입니다. 바야흐로 생활 금융 플랫폼이 된 것입니다.
역시 라전무님!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한 온라인페이 시장은 치열한 $의 전쟁 중입니다. 요즘 웬만한 플랫폼에서는 간편결제 할인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벤트가 진행되고, 금융사업자로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때,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편결제 시장은 4강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그리고 삼성페이 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약 19조원 규모이며,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의 80%인 18조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페이먼트사들이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결제 시장을 성장시킨 것을 고려하면 삼성페이는 혼자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 18조 원이라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성장시킨 것입니다. 삼성페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재 약 1400만 명이라는 가입자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대될 것입니다.
네이버페이가 분사를 하고, 금융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마당에 삼성페이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동료량 편의점에서 2+1 핫식스를 사려고 삼성페이를 키는 순간 어색한 정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단에 광고?...
언제부터 삼성페이에 광고가 있었지?...원래 있었던 건가?... 심지어 배너가 14개나?...
광고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삼성페이는 결제할 때만 접속하는데 누가 저거를 클릭할까?
그리고 굳이 삼성이 광고 매출이 필요할까? 였습니다.
의문점을 갖고서야 삼성페이를 하나씩 살펴보니, 이미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삼성페이는 해외 송금, 선불카드, 쇼핑, 교통카드, 멤버십, 입출금 등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출시해서 사용성과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간편결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페이는 카드사 수수료가 0%입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운영 리스소가 들어갈 텐데 이를 생각하면 삼성페이에 광고가 있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삼성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점유율은 80%입니다. 삼성페이로 년간 18조 원이 결제가 되고 그중 온라인의 비중도 25%가 됩니다. 거래규모만 본다면 네이버페이 보다 크고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수준의 규모입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그러했듯이 삼성페이도 금융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페이가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유는 무엇일까요?
명확한 정답이 떠오르지 않지만, 다음처럼 추측해 보았습니다.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회사는 삼성전자입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전자는 IT회사가 아닌 IT기기 제조회사입니다.
년간 18조의 결제가 일어나는 삼성페이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러나 금융/핀테크 사업자로 전환은 어떨까요? 삼성페이가 그리는대로 그려질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일까?라고 생각해 보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삼성전자의 본질은 IT 서비스가 아닌, IT기기 제조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삼성페이 상단에 배너 광고가 14개나 있고 (심지어 14개를 모두 노출하다니..), 모든 결제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타겟팅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광고를 보면... IT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음을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게 됩니다^^;
아무리 멋진 로드맵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조직과 사람이 필요합니다. 물론 하드웨어를 장악한 삼성전자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오프라인 결제시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페이를 운용함에 있어 삼성전자와의 시너지는 물음표입니다.
아마도 삼성페이의 성장은 삼성이 루프페이를 인수했을 때 기대했던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음 스텝을 고민해야 하는데
삼성전자애 속해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시너지가 제한되고,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처럼 분사하여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갖추기에는 '경험'과 '인력'이 부족합니다.
삼성페이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용도로만 활용하기에는 너무 아쉽습니다.
또한,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현시점에서
삼성전자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카카오페이 -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확대
네어버페이 - 금융서비스로 확대
삼성페이 - ?
간펼결제라는 동일한 서비스로 시작은 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방향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삼성페이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삼성은 지난 2월 '갤럭시 S10' 출시와 함께 디지털 지갑 서비스인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선보였습니다. 암호화폐는 기존의 경제이론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단기간에 산업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암호화폐 지갑 출시를 보고 있으면 삼성이 루프페이를 인수했을 때 모습이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삼성은 암호화폐를 삼성페이 네트워크에 통합하려고 할 것입니다. 카카오, 라인,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만들고 있다면, 삼성은 이를 다룰 수 있는 지갑을 만들고 이를 삼성페이와 통합하는 것입니다.
먼 훗날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상화폐를 자유롭게 결제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그것은 아마 삼성페이를 통한 결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삼성페이의 경쟁력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사용자 편의성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암호화폐 지갑처럼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차별화를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라인 간편 결제뿐 아니라, 쇼핑, 환전까지 삼성페이가 결제 시장을 풍요롭게 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