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난건 5호선 방화행 지하철 안이었다.
그녀는 다음 역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안내방송에 귀를 쫑긋 쫑긋 세우고 긴장하고 있었고. 나는 몇정거장동안 그녀의 불안한 행동을 자꾸 바라보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시내 중심정도에 가는거 같았고. 아직 한참 남았는데 여전히 방송이 안들리면 당황하며 체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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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옆에 다가가 앉으며 조용히 말했다.
'어느 역까지 가세요'
그녀가 명동이라고 대답했고.
나는 지금이 왕십리쯤이며. 앞으로 좀더 가야하고. 나는 삼십몇살의 그림그리는 싱글여자라는 소개를 했다.
잠깐 소소한 날씨나 지하철 상황을 얘기하다가 나는 용기내서 얘기했다.
나도 명동역에 가는데. 혹시 불편하지 않다면 내가 동행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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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동행해준다면 고맙다고 했고. 우리는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인 그녀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설렌다고 했고 나는 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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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은 곳에 친구를 만나야한다는 말과 함께 다른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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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역까지 우리는 팔짱을 끼고 걸었고. 그녀와 나는 헤어져야하는 위치에 왔을때. 나는 그녀에게 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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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알아요? 오늘 립스틱 색깔 잘 골랐어요. 그대 입술색이 정말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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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하얗고 밝게 웃으며.
'정말요? 나 오늘 제대로 못꾸미고 나왔는데'
라고 부끄러워하며 매무새를 다듬었다.
헤어지고 걸어가다 뒤돌아보니 그녀는 여전히 환하게 빛난다.
친구를 만나기위해 보이지 않는 눈으로 예쁘게 핑크립스틱을 바르고 먼 길을 나온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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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우산쓰고 길을 걸어가다 마주오는 우산을 쓴 시각장애인 아주머니를 마주지나갔다. 그 아주머니는 진핑크색의 화사한 립스틱을 바르셨다.
그 도톰한 입술을 보니 명동역을 같이 가던 그녀가 생각나서 적어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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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언제나.
이렇게 예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