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리스 르블랑과 에릭 사티

by Kyuwan Kim

길지 않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여행에서 예상치 않았던 두 명의 프랑스 예술가의 흔적을 만났다. 모네가 그린 바닷가의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에트르타는 소설가 모리스 르블랑의 고향으로 그의 집을 작은 박물관으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었다. 그는 에트르타 해안의 바위절벽을 배경으로 한 소설 '기암성'과 괴도 루팡의 작가이다. 특히 '기암성'은 내가 초등학교 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읽어 봐야겠다.

인근의 항구도시 옹플뢰르는 음악가 에릭 사티의 고향. 현대인들의 고독과 소외의 정서를 담은 듯한 유명한 그의 음악 '짐노페디'를 듣고는 당연히 20세기 음악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곡은 1888년에 작곡되었고 그는 1866년생이다. 조선이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으로 어지러웠던 시대에,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현대적인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니!! 그는 검은 옷을 주로 입고, 흠모하던 화가 수잔 발라동과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는데, 이 이야기는 옹플뢰르의 좁은 골목 길 '사티의 집'에서 그의 음악과 더불어 기억되고 있다.

인생의 어느 대목에서든 우리가 읽었거나 들었던 글이나 음악에는 모두 그 창작자들이 있었고, 그런 예술가들을 찾아 꼼꼼히 기록하고 기억하는 그들의 풍토가 놀랍고 부러웠다. 이런 풍토가 '더러운 건 참아도 추한 건 못참는다'는 문화예술 강국 프랑스의 저력일까?

작가의 이전글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