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 나혼자 제주여행

by Kyuwan Kim

짧은 제주 방문을 앞두고 흔한 관광지나 먹거리 소개가 아닌 책을 검색하던 중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책 중 하나인데, 1374년에 일어난 '목호의 난'에 관한 역사소설을 쓰기위한 답사를 목적으로 제주로 향하는 저자의 여정을 동행하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목호란 '원나라 정부에서 제주도에 파견해 말을 키우게 한 몽골인'을 가리킨다고 한다. 대륙에서 원나라가 명나라로 교체되고, 한반도에 고려를 대신해 조선이 들어서던 격동의 시절, 주변국의 변화에 맞물려 살아남기 위해 요동치던 탐라인들의 삶이 여정을 따라 그려지고, 결국 저자가 완성한 중편소설 한 편이 책 뒤에 '갑인의 변'이라는 제목으로 묶여있다. 중국과 일본과도 가깝고, 한반도에서도 멀지않다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에 항상 외부인들의 침략이나 수탈의 대상, 혹은 저항의 거점 역할을 했던 제주의 모습은 4.3으로 대표되는 이 지역 수난의 역사가 얼마나 오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관광으로 여행을 갔을 때 스쳐갔거나 놓친 제주 땅 곳곳의 유적과 이에 연관된 이야기, 삼별초 이야기, 항파두리성, 돌하르방의 유래, 제주도가 말을 키우게 된 이야기 등도 읽을 수 있다. 이제 이 책을 읽고 방문하는 제주는 또 얼마나 다르게 보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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