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겨냥하고 있는지 알아?_3

by GZ

오랜 시간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시공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을 마주하곤 한다. 나는 보통 작업 중 백색 소음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 하나로 뭉쳐진 실타래 같은 소리 가운데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을 위해 카페를 자주 찾는다. 그런데 한창 몰두하고 있다 보면 그곳이 어디인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멍해지는 순간에 마주한다. 그러면 귀가 먹먹해지고 눈앞이 아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유리벽에 둘러싸여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전자기기라는 저마다의 투명 칸막이를 쳐 두고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칸막이 속에서 누군가와 끝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모두가 바쁘다. 좋아요, 구독, 제출, 찬성, 반대 같은 것을 누르며 의사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막에 둘러 싸여 있고 그 형태는 제각각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투명한 막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 너머의 수많은 이야기는 소통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생각해 보면 칸막이는 안온한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역설적으로 그게 내 시야를 차단해 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어쩐지 눈앞이 까마득해지는 것 같을 때면 투명한 칸막이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내가 나의 시선과 나의 말로 매일 같이 내 눈을 찌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럴 때면 나에게 말한다. 때로는 쉬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칸막이를 걷어내고 시야를 틔워 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모니터가 아니라 누군가의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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