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떠나보내며...

by 라슈에뜨 La Chouette

아침에 영상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메일 알림이 울렸다. 눈을 옆으로 돌리니 폰 화면에 안드레라는 이름이 떠있었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벌써...


수업 쉬는 시간에 이메일을 열었더니 사랑하는 친구 테레사가 어젯밤 세상을 떴다고 쓰여있었다.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비록 내가 친구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나이는 우리 어머니도 많은 그녀는 오랜 바느질 친구였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벌써 십 년도 더 전이었다. 내가 캐나다로 오게 되면서, 나랑 친했던 언니가 소개해줘서 바느질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다. 모두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서 주로 엄마뻘 되는 그녀들 틈에서 나는 참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어리바리한 상태로 캐나다에 적응하는데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따뜻함이 힘든 시절 큰 힘이 되었다.


그중에서 테레사는 가장 나이가 많았고, 파워풀했다. 남은 돕는데도 적극적이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에 있어서도 적극적이었다. 자신의 주장이 확실했고,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2년간 캐나다에 거주하고 떠날 때 가장 슬펐던 것은, 내가 언젠가 다시 캐나다에 올 수 있을지, 그리고 그때까지 이 친구들이 살아있어 줄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7년 만에 다시 캐나다에 왔을 때, 그들은 두 팔 벌려 나를 환영해 주었다.


나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고, 내가 그들과 다시 함께 할 수 있음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바느질 도구가 하나도 없이 이민을 온 나를 위해 테레사는 자신의 재봉틀을 선뜻 빌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또 친하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일 년 만에 코비드가 발생하고 팬데믹 상황으로 가면서 우리의 만남은 기약 없이 멀어졌다. 특히나 모두 고령자인 이 멤버들로 모임을 강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노인들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그것은 한국에 계신 우리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가지 스케줄을 소화하고 친구들을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끊이지 않으며 수많은 활동을 하던 테레사는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집안에 고립되었으며, 그러면서 점차 생기를 잃었으리라 싶어 마음이 아팠다.




남은 수업을 다 마친 후, 그 소식을 전해 준 안드레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울먹이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나도 이렇게 속상한데, 그녀는 오죽하겠는가. 가장 가까운 친구였는데...


지난주 가장 가까운 친구 두 명만 병원을 방문한다고 했었는데, 그때 거의 두 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지난날을 함께 회상하며 많이 웃고 또 웃었다고 했다. 테레사에게도 그녀의 친구들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으리라.


모르핀에 의지하던 테레사는 모든 시술을 거부하고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통증은 너무나 심했지만 그녀는 용감했고 씩씩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고고하고 멋진 모습을 계속 유지했으리라. 자기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다.


전화를 끊고 문득 생각이 났다. 어젯밤 꿈에 머리를 깎았다. 미용실에 갔는데, 내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짧게 잘라놓아서 깜짝 놀랐는데, 그게 그녀가 떠나는 꿈이었구나. 나는 멀리 있는 딸과 엄마만 확인하고는 그냥 의미 없는 꿈이구나 했는데, 그녀를 잃으려고 그런 꿈을 꿨구나 싶었다.




슬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만 서도, 친구를 잃는 슬픔은 정말 크다. 그리고 함께 하지 못했던 날들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멀리 있다며 찾아가지 않고 소포를 보냈는데 그때 가서 얼굴을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최근 연락을 하지 못했던 몇몇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세월은, 사랑하는 이들을 많이 볼만큼 천천히 흐르지 않고, 우리는 많은 시간 동안 무심하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한다.


많은 고통받은 내 친구 테레사, 활짝 웃는 그녀, 단단한 그녀, 친절한 그녀를 그리워하며, 그녀가 이제는 고통 없는 곳에서 평화롭게 웃고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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