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키메키하면서 마도사스러운 마법을 위한 숨은 이야기들.
'마법소녀' 라는 장르에 대해 글을 써온지 어엿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 그리고 2000년대를 써오면서 느껴왔던 것이지만, 이 만큼의 길고도 깊이있는 역사가 있는 만화 장르는 얼마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1966년에서 1999년의 이야기를 뒤로하였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마법소녀의 자료를 찾고 찾았던 시점에서 잠시 빼두었던, 그리고 글을 쓰면서 아니라 생각했던 작품들을 새롭게 다루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마법소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엇나간, 집나간 자식들같은 그런 느낌의 작품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마법소녀스러운 작품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마법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법소녀가 아니었던 쿠루쿠루, 또다른 '마법 소녀'가 되지 못하였던 마도사 리나 인버스의 이야기, 슬레이어즈 같은 작품들이나 수위가 너무 높아서 올리지 못한 작품들 말이지.
이번 연재를 위해 많은 자료를 주었던 분들에게 다시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며,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와 또다른 만화의 이야기를 알아갔으면 좋겠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글 내용에서 몇몇 애니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조금은 보기 불편할 수도 있고, 어느정도 선정성이 있음을 감안해두었으면 한다. 또한 몇몇 부분에서도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이런 점 역시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1982 : 오늘은 도키메키한 날을 원해, 두근두근 투나잇.
어딘가 80년대스러운 작품, 그리고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바로 '두근두근 투나잇'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아버지는 흡혈귀인 요괴. 어머니는 늑대인간이라는 희한한 조합의 소녀 주인공 '에토 란제'. 에토는 같은 반의 남학생인 슌을 짝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랑을 꿈꾸는 사춘기의 소녀, 하지만 에토의 부모님은 인간을 좋아하는 것을 하지마라며 충고하고, 슌의 또다른 친구 요코 역시 그녀와의 사이를 방해한다. 거기다가 이런 에토에게 반하게 되는 마법계의 왕자 아론까지!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고 방해하면서 짝사랑의 첫 시작은 어렵고도 고되지만, 이렇게 시작되는 두근두근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작 만화의 경우 리본 잡지에서 연재되었다.
본래 이 작품의 원작자이자 작가인 '이케노 코이'는 바로 90년대 편에서 보았던 '리리카 SOS'의 원작 작가이다. 그래서 원작 만화의 그림체를 보다 보면 상당히 흡사한 점이 많은데, 리리카가 애니판에서 아쉬운 성과를 내었고 원작 만화는 그럭저럭 인기가 있었다면 이 두근두근 투나잇은 원작 만화에서 부터 엄청난 인기를 냈었다. 그리고 이케노 코이의 작품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정발이 정식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리리카의 경우 가짜 라이센스이기 때문.
이런 인기의 모습은 바로 '판매부수'에서 보여준다. 약 3000만부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상당한 대박을 쳤던 작품인데다가 여러 번외편을 거치다가 작년 7월, 공식적인 후속작인 '두근두근 투나잇, 그리고' 가 연재되기 시작했다.
순정만화 치고는 장르가 꽤나 복잡미묘한 편이다. 흡혈귀의 아버지와 늑대인간의 어머니부터 어딘가 공포스럽고도 미묘한 조합, 그리고 숨겨진 전생의 이야기와 마법을 소소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있는 순정만화의 이야기를 완벽히 깨부신다. 소녀소녀한 사랑, 출생의 비밀 그리고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아예 판타지한 이야기까지 넣어버렸으니 어쩜 좋을까. 하지만 오히려 좋다고 이런 인기는 애니판을 만들게 된다.
애니판의 경우 원작 만화가 첫 발매가 되던 시점인 1982년 방영되었다. 당시 초반 연재작이라 이야기를 잡기 어려웠을것 같은데 어찌어찌해서 34화로 끝냈다. 원작 만화와는 차이도 있고 나름 회자가 되는 편이긴 한데, 사실 이 작품을 (정확히는 애니메이션을) 마법소녀의 한 갈래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법소녀의 요소인 마법의 강도가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을 뿐더러, 되려 초능력물에 맞는 작품이라 아쉽게도 80년대의 이야기에서 나오진 못하였다. 만약 나왔다면 밍키 모모 이후 들어갔을 것이다. 물론 '마계'에서 온 소녀라는 설정은 마법소녀의 이야기에는 맞겠지만 초능력과 여러 변신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위에서도 언급했듯 새로운 후속작이 작년 7월에 나왔었다. 굉장히 오래된 작품인데다가 어떻게 본다면 '틀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지만 엄청난 인기는 이런 것을 부수고 새롭게 빛을 내며 나타났다. 만약 관심이 있다면 한번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유명한 '우루세이 야츠라' (시끌별 녀석들) 에도 꿀리지 않는 만화라 생각한다. 마법소녀는 아닐지언정, 순정만화로서는 정말 최고의 작품이고 성공할 조건을 완벽히 만들어냈기에 사랑도 이루어내고 인기도 이렇게 많은 에토에게는, 그리고 이케노 코이에게는 이렇게 도키메키 할수는 없을 것이다.
1990 : 새로운 아이돌, 그리고 슈도의 새로운 이야기. 아이돌 천사 어서오세요 요우코
어딘가 아이돌스러운 작품,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 바로 아이돌 천사 요우코이다.
사실 이 작품의 경우 정식적이진 않지만 나름대로 전작이 존재한다. 바로 '아이돌 전설 에리코' 라는 작품인데, 뜬금없는 사실이지만 바로 제작사가 '아시 프로덕션' 이다. 바로 밍키 모모를 제작한 그 제작사가 맞다. 본래 스튜디오 피에로가 만들어냈던 아이돌 마법소녀의 요소를 배재하고,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평범한 아이돌을 꿈꿔오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려냈던 에리코였기에 요우코 역시 이런 점을 폭 넓게 받아들이게 된다. 사실 에리코의 경우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너무나도 가득 담았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꽤나 어두운 편이다. 당장 감독이었던 아미노 테츠로는 드라마를 참고했다고 말했을 정도. 어찌되었든 여러 요소를 요우코가 가져가게 된다. 제작진도 나름 엇비슷하고, 각본가만 슈도 타케시가 담당하면서 바뀐 꼴. 슈도가 만든 작품 답게 첫 구상 시점에는 밍키 모모와의 소소한 연관성도 없진 않았던 것 같다.
줄거리는 이렇다. 아이돌을 꿈꾸는 14살의 소녀 요우코. 요우코는 당돌하게도 아이돌을 하겠다면서 기차타고 집을 나와 도쿄로 떠나게 된다. 도쿄로 가는 기차 안, 거기서 사키라고 말하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사키 역시 배우를 꿈꾸며 도쿄로 올라가려고 했었고, 둘은 목적도 같고 가는 방향도 같으니까 친구먹자며 친해지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요우코의 무작정 도쿄로 떠나는 여행같은 이야기, 어찌어찌해서 아이돌이 되고, 친구 사키 역시 요우코를 도우며 돈을 모아 지원을 해주기도 하는 등 꽤나 현실적인 내용이 주를 이른다. 물론 성격은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데, 이는 일본에 들이닥치는 '버블 경제'의 암울함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일부러 장치를 둔 것이다. 물론 버블경제의 휴유증은 생각하던 것 보다 더 처참하게 들어오게 된다.
사실 요우코의 경우 전작의 에리코와 다름없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제작이 되었다. 주인공 요우코는 아이돌 가수였던 '타나카 요코'를 모델로 삼았고, 사키 역시 배우로 활동하던 '타키하나 사치요'를 모델로 가져왔다. 실제로 요우코의 성우였던 카나이 미카와는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던 사이라 둘은 굉장히 친했고, 타키하나는 아예 애니의 각본에서도 참여하여 극의 몰입감을 더해주기도 했다.
여기까지 본다면 꽤나 잘만든 아이돌물이자 나름 현실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고 칠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뒷 이야기가 너무나도 어둡고도 충격적이라는 점이다.
각본가였던 슈도는 이 작품의 제작을 하던 시기 건강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름대로의 의욕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구성하는데 몰두하지만 문제는 애니메이션에서 빠질 수 없는 '완구 제품'의 매상이 극도로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아이돌물이나 여러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등장 캐릭터 전원의 주역 에피소드'도 주어졌고,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나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그려내려고 했으나, 위의 스폰서의 압력은 이런 그의 시도를 산산조각 내기 시작했다. 주인공 요우코와 실제 모델이었던 요코의 성격 차이, 그리고 사키의 인기가 급속도로 올라가면서 주인공의 비중문제가 겹쳤고, 완구 제품을 팔아야되는데 이런 전개나 작품의 방향성을 완전히 비틀어버린 것에 스폰서는 '소송' 까지 내걸 정도로 사태가 매우 좋지 못했는데, 주인공 요우코보다 더 인기가 좋았던 사키의 비중을 줄이라고 했다가 슈도가 이를 거부하자 아예 '비중을 줄여라, 아니면 그냥 죽여라.' 라고 했을 정도이다. 물론 밍키 모모에서 스폰서의 압력과 다양한 이유로 정말 주인공을 죽여버린 전과가 있는 슈도를 보고 그렇게 생각한듯 하지만, 정작 그러지는 않았다. 담당 성우가 당시 인지도를 올리며 훗날 활약을 기대하게 하던 '하야시바라 메구미' 였음을 생각해본다면 스폰서의 행위는 매우 저급하면서도 안좋은 일이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찌되었든 이런 여러 논란과 분쟁 속에 결국 슈도는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각본을 스폰서가 일방적으로 바꾸지 않기 위한 그의 꼼수는 입원을 통해 이루어졌고, 사키는 다행히(?) 죽지않고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운명은 결국 조기종영행...
이런 조기종영과 요우코의 모델이었던 실제 가수 타나카 요코마저 데뷔 1년 반만에 은퇴해버리며 묻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담당 성우들이 네임드화를 넘어 유명한 성우가 되었고 (하야시바라 메구미는 당연하고 카나이 미카는 아예 이게 데뷔작이다.) 슈도의 시대를 앞서나간 실험적인 이야기가 호평받으며 새롭게 재평가 되었다. 그리고 여러 팬들의 활동 덕분에 아이돌 물의 조상으로 대접 받는다.
안타까운 점은 이 작품을 끝으로 약 32년여간 '뮤지컬 형식'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작품이야 많고도 많지만, 대사 자체를 노래의 한 가사처럼 만들면 이에 따라오는 수고비용이나 성우들의 소속사, 아이돌의 소속사, 거기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나 음반사에서 저작권을 가져가겠다고 할 정도로 여러 이야기가 지나가게 되니까 슈도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하다고 했을 정도이다. 물론 OST나 주제가가 포함된 음반은 제작 되었다. 하지만 주제가에서 따로 나오는 대사를 노래로 처리한 부분은 저작권이 말 그대로 꼬여버리며 나오지 못하였다. 그리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은 2022년 올해, '힐러 걸' 이라는 작품에서 새롭게 나오게 된다.
아시 프로덕션의 아이돌물 연작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단 두개의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돌 작품에서는 꽤나 굵직한 작품이라는 점은 아이돌 팬들에게는 아쉬우면서도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이야 아이돌 마스터나 러브라이브의 흥행은 물론이고 색다른 조합의 좀비 랜드 사가 그리고 프리파라가 당연시되고, 마법소녀에서는 아시 프로덕션의 크리미 마미, 팬시 라라, 거기다가 달빛천사와 피치피치핏치까지 있다. 그렇지만 순수 아이돌물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요우코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 그렇기에 더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 작품을 마법소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은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사진 때문이다.
정말 자연스럽게 숨어있는 요우코와 에리코의 모습. 사실 아시 프로덕션과 스튜디오 피에로의 작품들에 있는 모습이다. 되려 마법소녀의 아이돌화는 크리미 마미가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에리코와 요우코는 그저 직업을 그대로 드러낸 작품이라는 것에서 차이가 크다. 공교롭게도 에리코와 요우코를 제작한 아시 프로덕션은 훗날 '마법의 나라 스위트 민트'라는 마법소녀 작품을 내게된다. 이런 요소때문에 마법소녀의 90년대 이야기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들어갔다면 당연히 첫 시작은 맞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요소도 있고 일본 시부야라는 지명이 그대로 나오는 점에서 방영이 되지 못하였다. 만화 자체도 크게 알려진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추억의 작품이자 안타까운 비운의 작품으로 인식이 되어있고, 열성적인 팬들 덕분에 묻혀지지 않고 소소한 명작으로 가끔 올라온다. 이런 팬들의 사랑과 애정 덕분에 요우코는 자신의 소개같이 태양처럼 빛나는 요우코가 되었고, 사키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 다시 볼 수있는 캐릭터가 되었다. 새로운 아이돌의 온 것을 환영하며, 언제까지나 "어서오세요." 라며 말해주고 싶다.
1994 : 개그는 이렇게 해야한다. 마법도 용사도 이렇게 해야한다? 마법진 구루구루
우리에게도 정말 익숙할 작품, 그리고 추억의 애니로 알려진 유명한 만화. 숨셔로도 유명한 만화, 바로 마법진 구루구루,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이다!
원작 만화 '마법진 구루구루'를 통해 1992년 처음으로 등장한 구루구루. 이 원작 만화의 인기에서 바로 애니판이 나오게 되는데, 우리가 알고있는 버전이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1994년이다.
대략 줄거리는 이렇다. 용사가 되기 원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억지로 모험을 떠나게 되는 니케, 우연찮게 할머니와 같이 사는 마법을 사용하는 소녀 쿠쿠리를 만나게 되고, 니케와 쿠쿠리가 같이 모험을 떠나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친구들과 사람들, 그리고 마왕 기리를 봉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순수하면서도 재밌는 이야기...는 맞지만 엄청난 개그와 다양한 패러디가 엮인 개그 만화나 다름없다.
위의 북북 노인 역시 만화의 기이성을 더해주는 효과를 넣어주었다. 사실 북북 노인의 경우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고렙 고인물 유저가 할 짓이 없으면 이렇게 된다' 라는 우스갯 소리의 주인공으로 종종 회자가 된다. 루머에 가까운 이야기긴 하지만, 게임 고인물들이 서버를 떠도는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적절한 비유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구루구루가 나오던 시점의 90년대 초중반은 그 유명한 '드래곤 퀘스트' 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시기였다. 당장 드퀘만 하더라도 애니판으로 나왔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었던데다가, RPG 장르의 최대 전성기를 보여주듯 다양한 모험 형식의 게임이 판을 치던 시점을 노려서 패러디로 내보냈던 작품이었기에 게임과도 같은 묘사라던가, 대결이나 소소한 장면 묘사에서 해설이 갑자기 등장해서 설명해주는 식으로 만화가 진행된다. '용사는 공격력이 1 올라갔다.' 라던가 '용사는 ㅇㅇㅇ를 얻는데 성공했다, 용맹성이 4 올라갔다!' 같은 대사는 이미 페시브.
이런 다양한 패러디와 개그로 점철되면서 컬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본문만 보면 그냥 무근본 개그가 판을 치는, 멋지다 마사루스러운 작품인 것같지만 이야기라던가 설정, 세계관이 확실히 잘 잡힌 작품이다. 끝까지 잡고가는 판타지 게임의 패러디는 당연히 끌고간다. 개그 수준 자체도 말장난에서 심화된 요소가 많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애니판의 첫 작품은 94년 처음 등장한다. 닛폰 아니메에서 제작한 작품이었는데 상당한 인기를 얻었고, 같은 시기 '빨간망토 챠챠'가 동 시간대에 편성되어서 본격적인 개그만화의 대결도 볼만했다는 듯하다. 애니판의 설정이 원작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쿠루쿠루나 챠챠나 이런 점에서 동일한게 많았다. 가령 유사 용사 조무사로 등장하는 게일과 짝궁 에나가 원작에서는 그냥 한컷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였지만 애니판에서는 고정으로 웃음벨 캐릭터가 되었고, 소소한 차이를 두었던 점이 크다. 거기다 결말 자체도 너무 어이없게 마왕을 만나기 직전 바로 돌아가는 위화도 회군을 시전하여 끝이 나버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의 버전이 97년 투니버스를 통해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로 방영되었다. 적절한 로컬라이징, 적절한 성우진의 조화가 대 성공을 거두며 엄청난 인기작으로 거듭났고, 나레이션의 더빙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리부트가 나왔을때 나레이션이 없어지고 자막으로만 내용 설명을 치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기도 했다.
위의 1기가 성공을 거두자 6년이 지난 2000년, 구루구루의 2기가 제작되었다. 사실 1기와는 연관성이 거의 없고 (1기의 결말 자체가 너무 어이없게 끝났던지라 사실 2기에서 제대로 마무리를 지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같다.) 연령층을 상당히 낮췄다. 제목부터 '두근두근'이 들어가니까.
2기의 경우 시대가 바뀌기도 했고, 많은 애니메이션의 색체가 짙어져 가는 흐름에 따라 디지털 셀 작화로 깔끔하게 바뀐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거의 마지막에 몇몇 떡밥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1기와의 연관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되려 어린 시청자층이 부담없이 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기 종영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조기 종영의 이유는 바로 경쟁작이 하필이면 '다! 다! 다!' 였기 때문이다. 1기의 경우 당시 동시간대의 경쟁작이었던 챠챠와는 엇비슷한 인기를 내며 (마법소녀의 90년대편 에서도 언급했지만 챠챠의 본토 인기는 어마무시하다.) 극장판까지 나왔지만, 2기는 다다다의 인기가 너무나도 강했고, 거기다 저연령층으로 잡아버린 컨셉때문에 1기의 개그를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는 취향자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3기는 제작되지 못하였고, 오히려 1기를 리부트하는 식으로 새로운 작품이 등장하게 된다.
약 17년만에 돌아온 구루구루. 1기를 아예 새롭게 리메이크하여 등장했다. 분명히 3기는 맞긴한데 이야기는 1기나 다름없는 어엿한 리메이크 작. 일본 내에서는 3기라고 퉁친듯 하다.
이 구루구루의 경우 1기를 보고 자랐던 사람들을 타깃으로 노려서 제작되었기에 심야에 방영되었다. 그래서 묘사 자체도 섹드립이 몇몇 나오기도 하고, 개그 자체도 1기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다. 원점회귀를 제대로 노렸다고 볼 수는 있겠다. 나름 전개도 빠르고 작화도 더 현대적으로 바뀌어서 추억도 느끼고, 새로움을 느끼는 것 까지는 좋은데 하필이면 '나레이션'이 빠졌다는 점에서 어색함을 느낀다는 평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나레이션의 비중이 컸기에 자막처리로 땜빵해놓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이다. 물론 게임으로 치면 자막이자 설명이 들어가는건 맞지만, 그 특유의 드립력과 무뚝뚝한 목소리가 매력이었기에 아쉬울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구루구루의 색다르면서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다양한 것이 큰 메리트로 꼽히는데, 이 구루구루를 마법소녀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당장 제목에서 '마법'이 들어가기도 하고, 쿠쿠리가 마법을 부린다는 설정은 당연히 마법소녀를 지향하는 점이 크지만, 우리가 아는 마법소녀 작품과는 구루구루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판타지와 RPG를 조합한, 마법이 드문드문 들어간 작품이 맞을 뿐 어엿한 마법소녀 작품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들어가게 되었으면 챠챠 다음으로 언급이 되어야 했지만 아쉽게도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좀 아이러니한 점은 마법소녀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슈퍼 마법소녀 대전W' 이라는 게임에서는 마법소녀의 한 작품으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마법을 부리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등장을 시킨 것 같지만서도..
구루구루의 이야기도 끝을 냈다. 마법과 게임의 적절한 조화를 보여줬던 구루구루의 매력은 나에게도 소소한 충격이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으로 남기에 충분했다. 귀여우면서도 용사의 어리숙한 면을 보여주었던 니케, 너무나도 귀여웠던 쿠쿠리, 도도하면서도 여리여리했던 쥬쥬, 똘망한 토마를 기억해주길 바라며, 구루구루한 나날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1994 : 드디어 등장하는 야릿한 애니, 그리고 세일러문의 패러디. 세일러 전사 비너스 파이브
드디어 처음으로 제대로 된 야릿한 애니를 소개하게 된다. 물론 매지컬 카난이나 빠삐용 로제같이 태어날때부터 야애니였지만, 정식적으로 나오면서 수위도 많이 낮아진것에 비해 이 작품은 정말로 끝까지 야애니이다.
제목에서 부터 '세일러' 라는 이름이 나오는것으로 아예 세일러문의 패러디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할 수가 있다. 이는 당시 세일러문의 인기를 실감하게 만드는 이야기인데, 90년대 초중반의 마법소녀 작품들은 세일러문의 등장 이후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되어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를 표방하게 되었다. 아예 야애니에서 이런 식의 마법소녀 작품이 나온 것은 거의 최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여신 아프로디테는 지구의 5명의 여학생들을 비너스 전사로 모으게 되었고, 이 다섯명은 비너스 파이브로 활약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는 세일러문의 시작과 매우 동일하다. 고양이를 만나서 구해주니까 힘을 주고 싸워달라, 그리고 동료를 모으자! 의 패턴으로..
특이한 점은 세일러문의 패러디임을 완벽히 표방하기도 하지만, 어덜트 애니메이션에서는 최초로 시각적, 청각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장르가 장르인만큼 그런게 눈에 들어오긴 하겠냐만, 그래도 이런 장르를 구축해 나갔다는 것은 나름 높게 평가가 될만하다. 사실 90년대 어덜트 애니메이션의 한계점은 장르가 한정되어있다는 점인데, 마법소녀 작품이자 최초로 전대물 형식을 가져온 것이 처음인 만큼 이런 작품을 구상한 것부터 놀라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야애니'라는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했고, 소개를 하고 싶음에도 줄거리의 확실성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기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만약 들어가게 되었다면 레이어스 다음으로 소개가 되었을 것이다. 야애니라는 점에서도 이런 포지셔닝을 노렸던 것을 생각하며, 마치도록 하겠다.
1995 :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의 흐르는 피보다 붉은 자여! 슬레이어즈
마법소녀라면 마법소녀, 마도사라면 마도사같은 만화. 이제서야 소개를 해보게 된다. 바로 슬레이어즈!
당연히 아시다시피 판타지 소설로서 시작된 작품이자 유명한 라이트 노벨로 이루어진 슬레이어즈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애니판을 중점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원작 자체도 상당히 휼륭한 소설판이지만, 애니판의 대 성공은 되려 슬레이어즈의 애니를 먼저 감상한 사람들이 소설 역시 후에 챙겨보는 패턴을 만들게 되었다. 원작 소설의 여러 이야기나 자세한 설정은 훗날 띵작만화를 찾아서에서 만나보도록 하자. 너무 힘들어서 생략하는 것은 아니다.
첫 애니판은 95년 방영되었다. 원작으로 치자면 1권에서 3권의 내용. 사실 초창기만 하더라도 소설과 이야기가 비슷하게 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딘가 엇나게되더니 막판에는 그냥 소설판을 거르고 자체적인 이야기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래서 소설을 찾아보게 되는 사람들이 되려 다른 분위기에 더 놀라는 편이다. 레조와의 싸움과 자나파와의 싸움을 끝으로 1기는 끝.
1기의 성공은 당연히 후속작을 내게 만들었다. 2기, NEXT로 알려진 버전은 96년 방영되었는데, 원작의 요소를 많이 차용하면서도 분위기를 다르게 내었던 것이 큰 특징이다. 원작소설은 상당히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가 강한데 비해, 애니판은 활기찬 리나와 바보 탱커 가우리의 개그, 정의충 아멜리아와 어떻게든 분위기 잡으려는 제르가디스의 이야기를 적절히 섞으면서 밝은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었던 편. (사실 제르가디스가 가장 험하게 구른다.) 또한 오리지널 캐릭터로는 마르티나가 나온다. 사실 섹기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라는 윗선의 제안으로 인하여 나왔다고.
이런 개그스타일에 그 유명한 제로스까지 등장해버리니까 NEXT가 인기는 없을 수가 없었다. 후반부의 대결전에서는 굉장히 진지해지긴 하지만, 가우리의 멋진 모습이나 리나의 파괴력있는 기가 슬레이브는 엄청 볼만하다.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만 봐도 그런 점이 확실히 나온다.
2기까지 성공했다. 아예 원작팬들도 좋아해줬으니 또다른 후속작을 내기 시작했다. 바로 TRY가 등장하게 된다.
이 TRY는 특이하게도 원작 소설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차용했다. 그래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피리아'와 '바르가브'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 때문인지 개그적 요소가 상당히 많아졌고,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애매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미도만 따져보면 상당히 휼륭하다. 또한 원작을 보지 않은 팬들도 부담없이 감상이 가능했기에 입문을 TRY로 했다는 사람들도 몇몇 보인다. 본인도 그랬으니까.
이런 TRY의 다른 인기는 '주제가'에서도 볼 수있다. 당장 'BREEZE'만 해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데다가, 마지막의 곡 'SOMEWHERE'도 상당한 명곡으로 뽑힌다. 러브라인도 소소하게 풀어나가는 등 자잘한 에피소드를 잘 풀어나갔었다.
그리고 몇년 후에 4기인 레볼루션과 에볼루션이 나오긴 하는데... 사관은 논한다. 정말 쓰기싫다.
일본 내에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90년대 중후반의 뉴타입과 아니메쥬는 당연하게도 슬레이어즈의 인기를 실감하게끔 인기투표에서 항상 순위권에 자리잡았고,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위용은 엄청날 정도. 주제가부터 하나하나 화젯거리였기에 슬레이어즈라는 작품이 얼마나 대단하지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의 슬레이어즈는 어땠을까.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고 1세대 오덕들을 흥분하게 만드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다. 일본만 하더라도 슬레이어즈는 90년대 최고의 만화, 그리고 판타지 장르의 대작이라는 평이 많았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그런게 되나? 싶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역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첫 방영은 96년 개국 초창기의 투니버스에서 시작되었다. 제목을 '말괄량이 전사'라 소개한 것이 흠이긴 하지만, 더빙 자체는 잘되었던 것으로 회자가 된다. 문제는 주문이나 여러 번역을 짦게 배치했다라는 것인데, 정의의 슬레이브라던가 마법의 심판같은 번역은 원작 팬들에게 욕을 좀 들여먹기도 했다.
그리고 97년 1월, 지상파 SBS에서 처음으로 '마법소녀 리나'라는 이름으로 방영이 되었다. 아마 이 이름때문에 정말로 '마법소녀' 작품이라는 오해가 커진 것 같은데, 어찌되었던간에 접근성이 조금은 나았던 SBS의 방영 덕분에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아예 NEXT까지 같은 제목으로 연결해서 방영했기에 투니버스가 NEXT를 방영하던 시기에도 겹치게되자 아예 투니버스는 매일 방영하는 식으로 결말을 먼저 내버리기까지 했다.
TRY 역시 같이 투니버스와 SBS가 방영해주었는데, SBS판의 번역과 더빙이 굉장히 회자가 된다. 아예 총집편까지 내주었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방영을 해주었을 정도. (피구왕 통키 역시 비슷한 특집을 냈었다.) 투니버스도 나름 슬레이어즈라 제목도 바꾸고 열의있게 방영해주었지만, SBS판의 위용이 강했던 탓에 묻히게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던 슬레이어즈를 마법소녀 작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SBS판의 제목 '마법소녀 리나'가 그 오해를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슬레이어즈는 마법소녀 작품이 아닌 엄연한 '판타지 장르'이고, 리나 인버스는 마도사이다. 물론 마법의 주문을 외워서 기술을 쓴다는 점은 마법소녀가 아닌가? 라며 의문을 표할수도 있지만, 판타지물과 마법소녀작의 기초적인 차이가 크기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슬레이어즈의 놀라운 인기와 발전성은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뒷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확인해보도록 하자.
1997 : 야애니는 이렇게 만들어야 된다. 마법소녀 메루루
드디어 마지막으로 소개해보고자 하는 작품. 비너스 파이브보다 더 충격적이다. 그리고 계속 보다보면 끔찍하다. 바로 마법소녀 메루루이다.
그렇다. 이것마저도 야애니다. 마법소녀물의 경우 야애니가 꽤나 드문 편이긴하지만, 묘사 하나만큼은 장난이 아닌데, 메루루는 그 두가지를 다 가져간 작품이다.
본래 원작이 존재한다. 코믹스판으로 처음 나왔던 이 작품을 1997년 처음으로 OVA를 통해 애니가 제작이 되었고, 99년에는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줄거리는 이렇다. 능력이 출중하다는 평을 받는 견습 마법소녀 메루루.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메루루는 여행을 하던 와중에 괴물의 습격을 받게 되어 마을로 쫓겨나가게 된다, 마을에서 사람들을 돕고자 마법을 사용하는 메루루지만 힘이 통하지 않았고 그 뒤의 이야기는.. 생략한다.
야애니 답게 정말로 줄거리가 말할 게 없다. 그나마 마법의 힘은 쓸데없이 강해서 묘사가 끝난 후에 적을 썰어버리는 것이 포인트, 야애니에서는 좀 드물게 능력도 있고 마법의 사용도 자주 나온다는 것이 포인트이면 포인트이다. 아예 대놓고 '폭발적인 힘을 방출한다'라고 써있는 것을 보면 헛으로 나오는 소리는 아닌 듯하다.
놀라운 점은 짱구의 성우이자 리리나 도리안의 성우로도 유명한 '아지마 아키코'가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이다. 그녀의 소소하다면 소소할 흑역사인데, 본인도 굉장히 이 작품을 싫어한다고 할 정도. 물론 야애니에 출연한 것을 누가 좋아하긴 하겠냐만, 커리어 자체에서 빼버리고 싶어한다는 말도 존재할 정도이다. (크레딧에서는 성우들을 비공개로 돌리긴 했다.)
사실 메루루하면 그 유명한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 없어!' 에 나오는 극중극 '스타더스트 위치 메루루' 에 나오는 메루루가 유명한데, 이 메루루가 위의 작품을 따와서 이름을 달지 않았나? 하는 말도 있었다. 물론 루머긴 루머지만 만화 자체도 정상은 아니었던지라 가능성이 없진 않을수도 있다.
당연히 90년대 편에는 들어가지 못하였다. 사실 이거를 써야하는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었다. 나름 마법소녀의 요소도 들어가있고, '야애니만 아니었다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엄연히 야한 만화인데다가, 줄거리 자체도 쓸 만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던 것이 크지 않았나 싶다. 당장 매지컬 카난만 보더라도 야겜 - 야애니 - 보통 애니로 넘어가는 과정이 있었기에 들어갔지만, 메루루는 그 마저도 없었기에 아쉽게도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당장 조금 야한 마법소녀 작품은 없나? 하는 질문에 메루루를 항상 답변 해주곤 하는데, 이런걸 원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만큼 끔찍하다는 것을 반증하게 해준다.
그래도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야애니 치고는 마법소녀의 요소가 많았기도 했고, 작화도 90년대 후반을 감안하더라도 나쁘진 않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수위를 조금 높게하더라도 대중성을 감미하여 성인층 애니메이션으로, 아니면 OVA로 발매를 해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하다못해 위의 카난처럼 조금은 떨어지더라도 몇년의 기간을 거쳐서 TVA로 내보냈다면 어땠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야애니를 보는 수요층들에게는 고전 명작으로 기억되는 것같아서 그것만으로 다행이긴 하다. 아무쪼록 괜찮긴 하다 아무쪼록...
- 글을 마치며.
1달여만에 쓰게 됩니다. 그간 일도 많이 바빴고, 마법소녀 작품을 잘 보지않았다가 어느날 든 생각, '내가 썼었던 글에서 빼놓은 작품을 써보는 것이 어떨까? '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시작되 것이 바로 이 내용입니다.
두근두근 투나잇, 마법을 사용하는 초능력 소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저에겐 리리카의 원작 작가의 작품이라서 많이 관심이 갔었던 작품이었지요. 스톱! 히바리군과 같이 80년대의 독창적인 로코물에서는 최고라 생각할 정도입니다. 80년대 초반의 여유롭고 자유롭던 일본의 시대상을 그대로 드러냈던 만화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이돌 요우코, 사실 아이돌물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요우코와 에리코는 아시 프로덕션의 새로운 시도였기에 눈길을 많이 끌었었습니다. 밍키 모모 이후 소녀소녀한 감성을 담았던 작품으로는 오래간만의 작품이었기에 자료를 찾는데도 많이 찾게 되더군요. 아쉬운 것은 요우코의 조기종영 이후 일상적인 내용의 아이돌물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 그리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급격히 사라지며 그간 나오지 않았던 점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뒷 이야기가 어두웠던 것도 그렇지만 말이죠.
쿠루쿠루와 슬레이어즈, 만화 입문 초창기에 많이 즐겨봤고 재밌게 봤왔던 작품입니다. 쿠쿠리의 귀여운 캐릭터와 리나 인버스의 당돌하면서도 어딘가 90년대를 느낄 수있었던 감성을 잊지 못합니다. 마법소녀가 아니라도, 마도사와 마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 못할거고, 두 작품도 각자 다른 장르에서 높은 위치에 있기에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비너스 파이브와 메루루. 야애니라서 처음 봤을때는 많이 충격적이었고, 놀라웠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야애니라 하면 누가 충격적으로 안보겠냐만, 마법소녀에서도 야애니가 있었다는 것은 저에겐 정말 컬처쇼크나 다름없었거든요. 메루루는 자료를 찾아서 봤을때 그 끔찍함을 잊지못할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마법소녀 작품으로만 평가한다면 너무나도 아쉽고, 그렇다고 하기엔 야애니가 강한 장르를 보여줬기에 미련을 버리고는 싶지만 버리긴 싫은... 애증이나 다름없는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보길 기원하면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생각만 하렵니다.
이런 소소한 마법소녀는 아닐지언정,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법소녀라 인식되는 작품들을 소개해봤습니다. 아마 제가 브런치에 썼었던 글에서는 가장 긴 길이가 되지않을까 싶네요. 좋은 가을을 나시길 바라며, 띵작만화를 찾아서와 2000년대의 이야기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디와 트램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