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케이 Jul 31. 2023

슬픈 코드

코드도 슬플 수 있을까?

나는 그런 코드를 봤었기에 있다고 본다.




코드를 읽다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코드는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주석이 없어도 좋은 코드

2. 주석이 있어서 좋은 코드

3. 주석이 있어야 하는 코드


그중 오늘 본 코드는 3번째 종류였다.


내용아 복잡하여 읽기도 어려운데 주석도 없다. 그렇다고 문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굴 붙잡아 놓고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돌고 돌아 남은 게 코드뿐이라 결국 다시 코드로 돌아온 나를 보니 슬퍼졌다.


예전 회사에서도 그런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나온 프로젝트와 그걸 쓰는 방법을 멘토링하는 분들 설명해 주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 중이었다. Gitbook에 있는 튜토리얼은 하나씩 따라 하면 했는데 중간부터 동작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얼나 전에 포스팅되어 회사 블로그에 올라온 튜토리얼을 보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그걸 따라 했다. 그것도 역시 안되었다.


실제 물어보니 요청을 보낼 때 꼭 같이 보내야 하는 parameter가 하나 있었다. 문제는 외부로 공개된 문서에는 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이 프로젝트는 외부 사람들이 많이 쓰는 걸 목적으로 만든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일타양득의 반대라고 해야 할까? 한 가지로 나는 2가지 슬픈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는 외부 사람들이 쉽게 따라 하라고 만든 튜토리얼이 쉽게는 둘째치고 따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한참 동안 문제가 있었는데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던 내가 발견했다는 것이다. 즉 그걸 써보려고 시도한 외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니.


늦을 때가 가장 빠른 거라고 두 번째 사실은 마음속에만 담고 첫 번째 사실만 내부에 알렸다. 그리곤 튜토리얼이 업데이트될 줄 알았는데 그 일을 내가 직접 하게 되었다.




오늘의 코드나 예전에 깨졌던 튜토리얼이나 모두 슬픈 코드다. 완전 남의 일이라면 그냥 못 만들었다고 탓했을 텐데 왜 그런 상황인지 알고 있으니 탓할 순 없다. 나도 그랬듯이 여력이 없었을 테니 그랬을 거다.


그래서 슬펐다. 상황은 알지만, 그렇다고 좋지 않은 코드, 좋지 않은 튜토리얼은 변하지 않으니.


좋은 땅에 좋은 열매가 나는 건지, 좋은 열매가 나는 땅이 좋은 땅이라 하는 건지 구분할 순 없지만, 슬픈 땅은 이젠 뭔지 알 것 같다. 거기서 나온 열매가 비록 달콤할지라도.

매거진의 이전글 과몰입 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