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망도로시 Jul 02. 2021

산타행사  없는 어린이집 본 적 있나요?

행사가 없어도 입소문이 자자한 어린이집

요즘 인스타그램 속에서도 어린이집의 다양한 행사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있으니,

가끔은...

 "?"

 물음표가 머릿속에 돌아다니며... 이건 왜 하시는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진도 보입니다.

지금 원을 운영하시는 원장님이라면 여쭤보고 싶어요!

"행사를  왜 하시나요?"


그러면 다시 입장을 바꾸어 질문드려 볼게요~

지금 원장님이라 해도! 아니라 해도!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학부모님이라면,

"어린이집의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무엇인가요?"

행사가 어린이집의 교육관 및 입학을 좌지우지할 정도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분명 모든 원장님들의 마음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고, 학부모님께서 좋아해 주시니(의역하자면, 학부모님이 어린이집에서 많은걸 하는구나 느낄 수 있는 활동이니) 계속해서 다양하게 준비하시리라 예측합니다.


이전만 해도, 어린이집의 행사라 하면

봄소풍, 부모 참여수업, 체육대회? 이 정도였다 하면

최근에는 부부의 날, 컬러데이, 찜질방, 캠핑놀이, 중복, 말복, 단오...... 밸런타인데이 까지....

매달 이벤트들이 풍성합니다.

그러다 보니 옆 기관이 다양한 행사를 하면

안 하던 그 옆의 기관도 주눅이 들게 마련입니다.

맘 카페에는 "어머~~ 좋으시겠어요. 거긴 어디 어린이집이에요? 우린 안 하는데..."라고 속상한 후기가 들리니

원장님들도 주관이 흔들리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많은 행사를 하시면서 분명!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나 어디까지 해야 하지?

아이들의 환경보다 행사 서칭 하는 시간을 더 들이니.... 한편으론 걱정되시리라 생각 듭니다.

그럴 때는 아이들만 생각해 주세요!

이 활동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기억이 남으면 좋을지... 그 기억이 기반이 되어 다른 놀이 확장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길...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하고, 단지 사진으로만 남길 활동이라면 굳이.....


이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산타행사를 하지 않는 어린이집이 있다면 어떨까요?

정말? 진짜? 에이~~~~

아니 12월에 산타행사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요?

라고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산타할아버지를 불러서 산타행사를 하였어요.

그런데, 영아들이 울기 시작했어요.

세상 처음 본 산타할아버지를 보자 겁에 질려...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이 산타분장을 한 산타를 보며 울고 도망가고....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는 산타 선물을 건네받는 평화로운 사진만 남을 뿐.....

그래서 고민하였어요.


크리스마스는 웃음이 가득하고 행복한 날이어야 하는데,

혹여 울다가 크리스마스가 싫어지지 않을까? 어른들이 연출하여 아이들을 기쁘게 하려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악몽을 안겨주는 격이 되는 건 아닐까?라는 겁이 났어요.



그래서! 산타행사를 모두 없애고!

단지 그날은 행복한 날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루 종일 즐거운 놀이를 이어갔습니다.

어린이집은 캐럴이 울려 퍼지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와  영상을 보며, 하하호호 웃었어요!

그러면 산타 선물은 어떻게 하였냐!

학부모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이전부터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에게 갖고 싶은 물건이 뭐야? 꾸준히 물어보고 학부모님께 전달하고

크리스마스 저녁에는 아이들을 위해! 꼭 준비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다만 어린이집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가 즐거운 날이다! 행복한 날이다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도 계속해서 학부모님께 산타 이벤트를 잊지 말고 꼭 성사시켜 달라고 당부의 당부를 드렸어요! 학부모님과 어린이집 교직원이 다 같이 아이들의 즐거운 크리스마스 경험과 기억을 남기고 싶어 노력하였습니다.


그렇게 산타행사는 없지만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날 아침 머리맡에 두고 간 선물을 보고 기뻐하고

그 선물을 크리스마스가 끝난 다음날 가져와서 자랑하기 바빴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즐거워하고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오히려 산타행사를 했던 그때보다

아이들은 더 기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쏟아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깨닫게 되었어요!


행사는 오롯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기억하느냐에 따라 행사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어른들이 당연시 생각하는 산타행사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 행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과연 산타를 보며 겁먹어 울다 선물은 받고 울음을 그친 아이와

산타를 마음속에 그리며 꿈을 꾸다 아침에 반가운 선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아이의 경험치는

분명 크게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한건의 이벤트! 휘발성 있는 하루가 아니라  

아이들의 좋은 추억 하나하나 쌓기 위해 매일 노력하며

좋은 추억이 쌓여서 긍정적인 사람으로, 나라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깊이 고민하면!

우리 기관에 필요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행사를 찾기 쉬울 거라 확신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린이집에 의한, 어린이집을 위한, 어린이집 프로그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