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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u Apr 18. 2023

이런 된장이

이런 된장이. 

역시나 오늘 불현듯 떠오른 문장 하나. 

"이런 된장이..." 


맛된장을 2통 가득 두둑히 만들어놨는데, 

사실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맛을 보고선 "이런 된장이!!" 맛있다는 의미로, 

또 하나는 반대의 "이런 된장이" 요 뜻이다.


사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런 된장이.다 싶은 일들을 겪고 사는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이런 된장이 싶은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사람관계에서, 일터에서 직장에서,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 


말 한마디에 상처입고 

마음 상하고 우울해지고 불안해하고 힘들어 하지 않은가. 


나이 들어가며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런 것들에 대해, 

소위 이런 된장.이다 싶은 것들에 대해 조금씩 

초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절로 내려놓아짐이 신기할 때도 있다. 

이런 된장이다 싶은 일도 지나고보면 참 별 거 아니었나.싶을 정도로 

내겐 더 이상 상중요하지 않은, 일도 생각나지 않은 일이 돼버린다. 


그걸 살아가면서 경험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 

지나고보면 짜릿한 일이다. 


맛된장 하나를 예쁘게 포장했다. 

한통은 우리 아빠꺼.

애교스럽게 아부지. 아부지.하는데 


나이들어가니, 

내 나이때 아빠의 마음,  

아빠의 삶이 이토록 이해되고 

아빠가 이해되는 건 왜일까. 


아빠 갖다드릴 생각에, 

도시락 배달해 드릴 생각하면 

나는 정말이지, 참말로 기쁘다. 


아빠는 날 양초.라 부르신다. 

핸드폰엔 꽃돼지.라고 아주 오래전부터 저장돼있다. 


메뉴는 유리병에 담아 포장한 맛된장 하나, 

유부초밥, 냉우동으로 정했다. 


사랑 한 스푼, 감사함 한 스푼

꾹꾹 넘치게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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