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된장이.
역시나 오늘 불현듯 떠오른 문장 하나.
"이런 된장이..."
맛된장을 2통 가득 두둑히 만들어놨는데,
사실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맛을 보고선 "이런 된장이!!" 맛있다는 의미로,
또 하나는 반대의 "이런 된장이" 요 뜻이다.
사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런 된장이.다 싶은 일들을 겪고 사는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이런 된장이 싶은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사람관계에서, 일터에서 직장에서,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
말 한마디에 상처입고
마음 상하고 우울해지고 불안해하고 힘들어 하지 않은가.
나이 들어가며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런 것들에 대해,
소위 이런 된장.이다 싶은 것들에 대해 조금씩
초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절로 내려놓아짐이 신기할 때도 있다.
이런 된장이다 싶은 일도 지나고보면 참 별 거 아니었나.싶을 정도로
내겐 더 이상 상중요하지 않은, 일도 생각나지 않은 일이 돼버린다.
그걸 살아가면서 경험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
지나고보면 짜릿한 일이다.
맛된장 하나를 예쁘게 포장했다.
한통은 우리 아빠꺼.
애교스럽게 아부지. 아부지.하는데
나이들어가니,
내 나이때 아빠의 마음,
아빠의 삶이 이토록 이해되고
아빠가 이해되는 건 왜일까.
아빠 갖다드릴 생각에,
도시락 배달해 드릴 생각하면
나는 정말이지, 참말로 기쁘다.
아빠는 날 양초.라 부르신다.
핸드폰엔 꽃돼지.라고 아주 오래전부터 저장돼있다.
메뉴는 유리병에 담아 포장한 맛된장 하나,
유부초밥, 냉우동으로 정했다.
사랑 한 스푼, 감사함 한 스푼
꾹꾹 넘치게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