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poem | 적막 그리고 찰나의 평화, LAOS

by LAO JuNE

맨발로 걸었던

부드러운 흙바닥의 감촉이 그립다.


깊은 동굴 안

렌턴을 끄고

처음으로 경험했던

칠흑 같은 어둠-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운 적막-


그리고


찰나의 평화


그 모든 것이 그립다.


더러워져도 그만

땀에 젖어도 그만


흐르는 강이 있으면 그 물에 몸을 담그고

쏟아지는 빗줄기가 있으면

그렇게 씻어지면 그만


누구의 누구

어디의 누구도 아닌


그냥 나일 수 있는 곳


라오스가

오늘

사무치게 그립다.






사진은 라오스에 있을 때 나의 발.

테바 샌들 한 켤레면 1년도 지낼 수 있을 듯.

기쁘게도 밑창이 닳아 해어지는 날이 오면

맨발이라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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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하나면 족했고, 옷도 한 벌이면 족했다.

발이 더러워져도 부끄럽거나 불편하지도 않았다.

차라리 맨발이 더 자유로웠다.

누군가 허락한 자유가 아니라 공기와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곳이 때때로 그립다. 특히나 도시의 삶에 지쳐가는 순간이 오면 사무치게 라오스가 그리워진다.


얼마 전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온 아이들의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긴 잔소리를 늘어놓은 적이 있었다. 소파 위에서 과자를 먹지 말라며 연신 청소기를 들이대며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이고, 자연의 것들이 만들어낸 조금의 까끌거림은 털어내면 그만인데 잘근잘근 조바심 내며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아주 조금 힘에 겹다.


잠시 지친 오늘-

그래서 라오스가 더 그리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