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늙어도 배우고 변한다

by 라온재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뇌는 죽을 때까지 변하고 적응하는 기관이다. 이를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른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자극을 주고, 학습을 반복하면 뇌는 여전히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성장한다. 문제는 뇌가 아니라 자극의 부족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익숙한 방식과 생각에 안주하게 된다. 이는 편안하지만, 동시에 뇌를 경직되게 만든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음식만 먹고, 같은 방식으로 일상을 반복하면 뇌는 더 이상 새로운 연결을 만들지 않는다. 인지적 유연성을 잃는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가능성을 차단하는 일이다. 다행히 인지적 유연성은 훈련할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환경을 경험하는 것이 좋은 자극이 된다.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고,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도 효과적이다.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뇌는 활발히 움직인다.


나이가 들수록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커진다. 하지만 인지적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틀려도 괜찮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어린아이가 넘어지며 걷는 법을 배우듯, 성인도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뇌는 실패를 통해 더 정교한 회로를 만든다.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것도 모두 뇌를 젊게 만드는 비결이다. 신체 활동은 뇌혈류를 개선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한다. 결국 뇌는 쓰는 만큼 유연해진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뇌를 닫아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이에 맞는 성장 방식을 찾는 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배워가는 태도.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시도들이 쌓여 뇌의 유연성을 지켜준다. 나이 들어도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뇌. 그것이 건강한 노년을 만드는 진짜 힘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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