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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솜 Dec 10. 2023

38. 덜 굳은 길

김소연 <극에 달 하다>, 문학과 지성사. 2014

덜 굳은 길이라 함은

아스팔트 새로 깔아서 덜 말랐을 때 끈끈이가 바닥에 붙은 느낌인 걸까?

떼내려 해도 잘 떨어지지 않고, 잘 지워지지도 않은 기억처럼

시멘트 발랐는데 덜 굳어서 발 자국 움푹 빼이는 느낌인 걸까?

다시 시멘트랑 모래랑 물에 깨워서 움푹 파인 거 메워야 하는 상처 덮는 딱지처럼


"환부를 닦아내는 슬픈 약솜" 어쩜 이리도 찰떡 같이 쓸까? 표현하려면 길어지고 더 어려워질 상황을 몇단어로 이리 명쾌하게 보여주다니. 이래서 시 진입 장벽이 높게만 느껴지나 보다


왼손 쓰기 서른아홉째 날

12/0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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