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간이회생 신청 추이 및 체감 흐름
최근 법조계와 산업계가 체감하는 간이회생 신청의 흐름은 '임계점 돌파'로 요약된다. 2024년 하반기부터 가팔라진 신청 증가세는 2025년을 거쳐 2026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대안이 없을 때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이었던 회생이, 이제는 채무 구조조정을 통한 '선제적 재기 전략'으로 인식되면서 신청 문턱이 심리적으로 낮아진 상태이다.
■ 신청 기업의 업종 및 규모별 특징적 변화
최근의 신청 기업들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 업종의 다변화: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건설업, IT 서비스, 유통·물류 업종으로 급격히 확대되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중소 건설사 및 하도급 업체들의 신청이 두드러진다.
· 규모의 영세화: 부채 규모 50억 원 이하의 소기업 및 소상공인 형태의 법인 신청이 압도적이다. 이는 경기 하방 압력이 규모가 작은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타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유동성 악화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상관관계
최근의 회생 신청 증가는 중소기업의 유동성 고갈과 직결되어 있다.
· 이자 보상 배율 하락: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기업'들이 코로나19 시기의 금융지원 종료(상환 유예 등)와 맞물리며 대거 회생 시장으로 유입되었다.
· 돈맥경화 현상: 금융권의 대출 심사 강화로 신규 자금 조달이 막힌 상황에서, 매출 채권 회수 지연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흑자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간이회생을 선택하고 있다.
■ 간이회생 제도의 실효성 및 S-Track의 역할
제도적 충분성: 간이회생은 낮은 비용과 신속한 절차(관리인 불선임, DIP제도 등) 덕분에 중소기업에 최적화되어 있으나, 여전히 '신규 자금 유입(DIP 금융)'의 부족이 한계로 지적된다.
· S-Track(서울회생법원 패스트트랙, 김상규 전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의 S-Track은 유관기관(중기부, 중진공 등)과 협력하여 회생 계획안 작성을 지원하고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실제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 확대 필요성: 수도권 기업에만 집중된 S-Track의 혜택을 전국적으로 보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절차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지방 기업의 재기 가능성을 높일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 기업회생 패러다임의 변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최근 간이회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것은 기업회생 제도의 중심축이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상시 구조조정으로: 과거에는 '대우조선해양'이나 '한진해운' 같은 대기업의 처리가 주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수많은 중소기업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상시적 구조조정'이 제도의 주류가 되었다.
■ 지역 회생법원(대전·대구·광주) 출범의 기대효과
2026년 3월, 3개 지역 회생법원이 추가 출범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 접근성 및 전문성 강화: 기존 지방법원 파산부에서 처리하던 사건들이 전문 법원으로 이관되면서, 지역 기업들도 서울과 동일한 수준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지역 편차 해소: 법원별로 상이했던 실무 지침이 회생법원 체제로 통일되면서, 지역에 따른 불이익이 사라지고 전국적인 회생 효율성이 상향 평준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2026년의 간이회생은 단순히 망하는 기업의 뒤처리가 아니라,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을 살리는 '경제적 응급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필자는 공익사단법인 한국기업회생협회 기업회생연구소장 겸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YouTube] >>> https://youtu.be/IXvm1Oei1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