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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wyergo Jul 10. 2019

칼잡이가 거짓말까지 하면

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세금과 인생] 190

칼잡이에게도 명예라는 것이 있을까? 사무라이에게는 무사도가 있다고 한다. 도라는 의미는 사람이 갈 길을 말하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최인호가 표현한 대로 '길없는 길'이다. 그 길은 아무나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아무나 가지 못하는 길이다. '구름 걷히면 청산이거늘' 이라는 표현처럼 구름만 보이기 쉽다. 청산은 본성을 말하고 구름은 본능을 말한다. 마음의 중심이 본성에 맞춰있어야 비로소 청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루하루가 본능의 연속인데도 청산을 말한다면 앵무새에 불과하다. 입으로는 뭐든 못할 게 없다. 정의를 말하고 기개를 떠들고 무제한이다. 그래서 구름에 갇혀 산다고 하는 거다. 본능에 갇혀 산다는 의미다. 불타는 집(화택)이라고도 표현한다. 불타는 집에서 아무리 뛰어나오라고 외쳐도 반응을 하지 않는 존재가 중생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도본말이라고 말한다. 주객이 전도되는 삶을 사는 존재라는 의미다. 본능에 갇혀 본성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성인들은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많습니다.'라고 참회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칼잡이들도 이런 이치를 알았기 때문에 함부로 검을 휘두르지 않고자 했을 것이다. 칼잡이도 도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이유다.
검사들이 스스로 자신들을 칼잡이로 표현하는 걸 보면 우습다. 시대에 동떨어진 케케묵은 사고로 느껴진다. 공직자들은 착각이 심하다. 공직 안에서 바라본 문풍지 구멍으로 자기가 본 세상을 전부로 착각하다보니 칼잡이의 기개를 함부로 과시한다. 세상을 아는 것 같지만 고수 위에 고수가 있듯이 세상 위에 인생이 있다. 흰머리 나면 이젠 인생을 생각할 나이다. 본능에 갇혀 흔적을 남겨봐야 이슬만도 못한 허망한 삶일 것 같다. 딱 한마디만 하라한다면 칼잡이가 거짓말까지 한다면 양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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