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전문변호사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로 산다는 것] 1
확실히 사람들이 장사치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남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이다. 그래서 내로남불이 생기는 거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상대를 바늘에 걸리게끔 해서 계속 우러먹는 이들이 도처에 많아졌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많습니다'라고 젊은 시절 절에서 기도를 해본 적이 있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진심이 통하면 어디서 나오는지 알게 모르게 쏟아져 나온다. 뻔뻔함이 극치를 이루면 그럴 일도 없다. 젊은 시절 그런 시간을 가져보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게 분명 인생 행로가 달라진다고 본다. 결국은 나로 귀결되는 게 인생이라고 본다. 근데 젊고 힘있을 때 나를 찾아가는 과정 없이는 내 눈이 쉽게 내면으로 향해지지 않는다. 그러니 항상 손에 잡히지도 않는 것을 잡고자 껄떡거린다. 죽는 순간까지도 계속 뭔가를 추구한다. 외롭고 적적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동안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어느 날 찾아오는 사람들이 무섭다. 자기 이익으로 계산하고 오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호의를 가지고 대해봐야 뒤끝이 개운하지 못하다.
하다못해 상담만 해도 그렇다. 무료로 상담해줬을 때는 마치 권리가 있는 것처럼 곳감 맡겨놓은 것 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많다. 자기 고민을 말하면서도 은연중에 자기 자랑을 하는 이들도 있다. 억울한 사람 만나기 힘들다. 돈을 5만원으로 올려봤을 때였다. 어느 20대 후반의 남자는 수억원의 증여세 과세를 맞았다면서 억울해하면서도 5만원 상담료를 말하니까 기분나쁜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사건을 맡는 게 낫지 상담료를 받을 필요 있냐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근데 사건을 준다해서 무조건 맡는 게 아니다. 우리같은 이들은 생명에너지를 내놓고 대가를 받는다. 상담료도 아끼는 이가 수임료는 제대로 쳐주겠는가. 어떤 이는 상담료를 주지 않고 그냥 후다닥 가버리는 이도 있었다. 이런 일을 겪다보면 사람들을 위해주겠다는 마음이 훌쩍 떠나버린다. 결국 15만원으로 올리고 20만원으로 올리고 30만원으로 올렸다. 지금이 딱 적정선인 듯 하다. 받을 만한 일이 아니면 받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대가를 주고 상담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다. 친분이 있는 이들이 무섭다. 그들은 친분으로 돈을 벌기 때문이다. 친분을 이용해 상담을 받고자 한다. 학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얼굴 한번 본 적 없어도 학교동창이다고 와서 기껏 의문점 해소하고서도 갈 때는 그냥 가려고 한다.
사람들 인식이 머릿속에 든 지식은 공짜라고 생각한다. 슈퍼에 가서 껌 한통을 사도 값을 지불할 줄 알면서도 남의 머릿속의 지식은 공짜로 생각한다. 백화점 와서 슈퍼 값으로 해달라고 하지 않으면서도 꼭 가격을 흥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같은 빌딩에 있다는 세무사가 후배라면서 카톡으로 상담요청을 왔는데 그 뒤로 감감무소식이다. 비린내 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없던 애들이 돈 좀 생기면 그런 현상이 나온다. 변호사들 중에서도 상담 요청을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면 직접 의뢰인을 모시고 와서 사건을 수임하게 한 경우는 다 결과가 좋았다. 그런데 자기는 오지 않고 사람만 보낸 경우는 다 별로였다. 그들은 진심이 아니다. 목적의식이 있는 것이다. 상담료를 이야기하면 꼬리내리는 이들도 있다. 당연히 대가를 주고 지식을 얻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을 통해 지식만 가져가겠다는 것은 뻔뻔한 것이다. 지금까지 사람 찾아다니면서 사건 주라고 한 적이 없다. 나에게 두발로 직접 찾아온 사람만 대한다. 중간에 누가 소개시켜주는 것도 부담이다. 진짜 억울하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더 욕심낼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건강해야 좋은 세상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