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전문변호사의 진짜 이야기 - 1
안녕하세요, 권규보 변호사입니다.
산재전문변호사로 지내오면서 업무적으로 까다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암산재를 다룰 때입니다.
산재가 인정됨에 있어서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한데, 첫 번째 요건은 근로자성이고 두 번째 요건은 업무연관성입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첫 번째는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이고, 두 번째는 산재와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인데요.
암산재를 다루면서 근로자성이 문제가 된 경우는 많지 않으나 업무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힐 때 난항을 겪고는 합니다.
암산재는 잠복기가 길어 업무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렵고,
다른 유발 원인이 있어서 암에 걸리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지난 10월 담배와 술을 했다는 이유로 산재를 인정받지 못한 환경미화원의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무의 특성 상 수십년간 유해물질에 노출되어온 경우라면 어떨까요?
60대 중반이셨던 의뢰인은 무려 27년 동안 용광로 작업, 보수 작업, 각종 주물 관련 업무를 수행하시면서 석면, 유리규산, 금속성 흄 등 다량의 유해물질을 다루셨습니다.
퇴직 당시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퇴직 후 약 15년 뒤 흉부 CT 검사에서 종양이 확인되어 정밀검사 끝에 폐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른 요인에 의해 암이 발병되었을 가능성을 기반으로 공단이 암산재에 대해 불승인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이 분명했던 의뢰인이 산재를 승인받지 못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팀에서는 의뢰인이 유해물질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히는 한편, 실제 작업환경을 상세히 기술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만으로는 승인처분을 쉬이 받을 수 없는 것이 암산재의 현실이기에, 단순히 유해물질 노출뿐만 아니라 3인 2조 격일 교대제로 주당 67시간 이상 근무한 사실도 강조하였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교대 근무가 폐암 발병의 간접적 악화 요인이라는 점을 전문 논문과 자료를 근거로 제출하기도 했고요.
공단 측 판단 결과는 암산재 승인. 승인을 받은 덕분에 의뢰인은 요양급여(치료비) 등을 받으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느꼈던 점은 꼼꼼한 준비와 치밀한 전략이 있다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암산재, 특히 폐암산재는 승인받기 까다로운 분야입니다. 다른 직업성 암과 다르게 흡연, 유전, 환경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작업환경에서의 발암물질 노출이 명확하고, 꼼꼼히 증거를 준비해 이 사실을 입증해낸다면, 어려운 산재도 승인이라는 결과를 이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례는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가 산재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입증해 산재 인정 범위를 넓히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고요.
산재전문변호사로 살면서 늘 그러하지만, 가장 뿌듯한 순간은 의뢰인이 재해를 인정받아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때 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