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왜

의미를 만드는건 나였다

by 라야 Laya


우주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사춘기를 가득 메운 이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그 시절, 어른으로 보이던 사람들은 뭐든지 많이 알고있을 것 같았다. 막상 어른이 되보니, 알고있는 건 '모른다는것'을 알고 있는게 다였다. 알고싶고 찾고싶은 답이지만 인류의 어느 누구도 찾지 못한 답이니, 그 중 보잘것없는 나라는 사람 정도는 몰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질문들이라 생각했다.


1929년 허블의 발견으로 우주가 팽창함이 발견된 이후, 인류의 많은 발견들이 꽤나 합리적으로 우주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의 팽창함을 과거로 돌리면 하나의 점이 되고 그 무의 상태에서의 시작으로 입자와 반입자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의 반복 중 어떠한 이유로 입자가 아주 약간 더 많았던지라 살아남은 입자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플라즈마 상태를 벗어나 최초의 원자를 이루며 방출된 빛이 우주배경복사라는 이름으로 모든 방향에서 관측되고, 그 일부의 밀도의 불균일함에서, 중력으로 뭉쳐 생겨났던 그 어떤 금속원소(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원소들)도 없던 최초의 별은 초신성폭발로 죽었을 것이다.


문득 들었던 첫 문장의 궁금증이 들 때마다, 이제는 멀어진 우주에 대해 알아보며, 내겐 이제야 대략 정리된(것일 수도 있고 틀린 정리일수도 있지만) 우주의 탄생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빅뱅 이전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관측할 수 없다. 관측할 수 없지만 존재할까?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우주의 팽창속도가 '가속팽창'을 이루고 있다고 배웠는데, 지금도 그 이론이 맞는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빛보다 빠르게 멀어지는 것을 빛을 이용해 관측이란걸 하는 존재는, 당연히 관측할 수가 없을 것이다. '관측가능한 우주'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인 것일테다.


'관측가능한 우주' 밖을 우린 관측할 수 없다. 관측할 수 없지만 존재할까?


인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을까? 알면 알수록 모르는게 많다는 걸 알아간다. 과학의 진보를 이룬 현재의 인류는 드디어 '모른다'는걸 알았으니까! 지구가 평평한줄 알고 하늘에 걸린 태양이 뜨고 지는 하루를 보내던 '아이'였던 인류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뭐, 아이도, 어른도 모두 인간이 만든 추상일 뿐이니. 반드시 달라야 하는것도 아니지만.


허나 정말 궁금하다. '관측 할 수 없지만 존재할까?'

(아마도)관측한다는 것은 '본다'라는 시각 하나보다는 5배나 넓은 감각이고 개념이니, 보이지 않는 공기는 풍선에 담아도 관측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은, 어떤 방법으로도 알 수 없는 위 질문한 두가지의 시공간에 대해 알고 싶은 것 같다.


조금 더 궁금한건, '존재한다'라는건 뭘까? 이마저도 물리법칙들 처럼 상대적인 걸까? '내'가 감각할 수 있어야, '나'에게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감각할 수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차이가 없으니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번엔 사전을 찾지 않으려 한다. 모른다는걸 받아들이는 어른이 누릴 특권일수도 있으니까.


왜 나와 우주가 존재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 답만큼은 내가 찾고싶다. 그 정답이 타인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의 정답이고 싶다.


다시 십년도 더 전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우주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우주'도, '나'도, '존재한다'도 모르는 나는 답한다.

"그러게."

이전 03화나는 그 장면에 도착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