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날 학용품이 말을 걸었다. <헐툰 시작>
학창시절의 나와 교사인 내가 조우하는 순간.
학생들이 떠난 텅 빈 교실.
담임교사로 하루를 치열하게 보내고, 귀여운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고요한 교실이 갯벌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그날 학생들에게 했던 말들을 되새기며, 조개를 줍듯 교실을 걷다보면 여러가지 물건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인사를 건낸다.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이걸 쓰는구나.’
여러 물건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는 묘한 향수를 느끼곤 하는데, 내가 초등학교 학생일 때 쓰던 물건들이 아직도 내 삶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처럼, ‘중력’과도 같은 익숙한 물건들이 나를 학창시절의 나에게 안내하면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때로는
갖고 싶다고 욕망했던,
잃어버려서 슬펐던,
함께해서 즐거웠던 여러 물건들.
바쁜 일상에 지나쳤지만, 이곳 저곳에 머물렀던 나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꺼내보고자 한다. 이 그림을 보고 있는 누군가도,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감정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또한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미래의 나를 응원하며, 지금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치유의 시간이 되었으면. ^^